경찰, 6중 추돌 음주운전자 도주방치

[한경속보]경찰이 6중 추돌사고를 낸뒤 병원에서 음주측정도 거부한 가해차량 운전자의 도주를 방치해 물의를 빚었다.경찰은 뒤늦게 사고 운전자의 신병을 확보,입건시켰다.

9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1시 박모씨(35)가 몰던 BMW 차량이 양화대교 남단에서 양평동 방향으로 신호대기하던 차량 네 대를 들이받았다.박씨의 차량과 추돌한 차량 중 한 대가 차선 밖으로 튕겨나가면서 반대 쪽에서 오던 여섯번째 차량에 부딪혔다.6중 추돌사고를 낸 박씨는 동승했던 A씨(23·여)와 함께 인근 Y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피투성이가 된 채 응급실에 도착한 박씨는 “나는 의사다.집에 가겠다”며 치료를 거부한뒤 어수선한 상황에서 경찰이 병원으로 달려오기 전 택시를 타고 병원을 빠져나갔다.병원 관계자는 “박씨가 병원에서 간호사를 희롱하고 레지던트 4년차를 부르라는 등 행패를 부려 택시를 타게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가해차량의 운전자인 박씨의 음주측정과 채혈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9일 새벽 뒤늦게 가해차량 운전자로 추정되는 박씨가 사라진 사실을 알아차린 영등포 경찰은 급히 수사팀을 박씨의 거주지로 급파했다.

영등포 경찰서 관계자는 “119 구조대가 다친 가해자 박씨를 싣고 병원에 가는 과정에서 가해자가 먼저 병원에 도착한 뒤 도주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경찰은 9일 오전 부천의 병원에 있던 박씨를 찾아내 음주측정을 한 뒤 음주측정을 해 박씨의 면허를 취소하고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