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정글시대…트랜스포머 기업이 살아남는다

인터넷업계가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전 세계 상장 인터넷 기업 569개의 지난해 매출은 10년 전인 2000년보다 8배 증가했고 시가총액은 5.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자동차산업의 매출이 2배,헬스케어산업의 매출이 2.9배 증가한 것에 비하면 인터넷업계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인터넷업계의 판도 변화도 역동적이다. 2000년 매출 기준 상위 10대 인터넷 기업 중 2010년에도 10위권을 유지한 곳은 아마존 이베이 야후 등 3개뿐이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미국 기업 위주였던 글로벌 인터넷업계에서 로컬 강자의 위상이 높아졌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업계를 주도한 기업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 인터넷 기업의 절반은 미국 이외 국가에 뿌리를 둔 기업이다. 그중에서도 아시아 기업의 약진이 눈에 띈다. 중국 2곳(텐센트,바이두),일본 2곳(야후재팬,라쿠텐),한국 1곳(NHN) 등 5개의 아시아 기업이 시가총액 상위 10대 인터넷 기업에 들었다. 인터넷 기업의 사업 분야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프라 및 솔루션 분야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최근에는 검색 및 포털과 전자상거래 부문의 비중이 약 50%다. 구글은 검색을 중심으로 영상,모바일 분야로 확장했고 이베이는 상거래 중심에서 결제 서비스 등 연관 영역으로 매출 구조를 다변화했다. 텐센트는 게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한다. 야후재팬은 고객층을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으로 확대했다.

수익모델의 융 · 복합화도 최근 인터넷업계의 특징이다. 인터넷 기업의 수익원은 크게 광고,상거래 수수료,서비스 이용료,콘텐츠 판매 등 4가지로 나뉜다. 요즘 인터넷 기업은 이들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수익모델을 추구한다. SNS를 통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광고나 게임 아이템 판매로 수익을 올리는 '프리미엄(freemium · 무료+유료)' 모델도 하이브리드형 수익모델의 하나다.

경쟁력 있는 인터넷 기업들은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기업보다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소셜 게임을 제공하고 게임 아이템을 판매하는 일본 SNS업체 그리는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55.6%에 달했다. 호주의 자동차광고 전문업체 카세일닷컴도 광고와 자동차 관련 통계조사를 병행해 지난해 53.9%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인터넷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각 기업이 사업 분야를 확대하고 수익모델을 융 · 복합화하면서 부문 간 경계가 사라졌고 비(非)인터넷 기업과의 경쟁도 심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검색 시장에 진출하고 구글이 SNS 서비스를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인터넷업계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 주요 인터넷 기업은 모바일 소셜 영상 스마트 등을 주요 키워드로 삼아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인터넷 서비스 분야의 경쟁력은 제조업을 비롯한 다른 산업의 고도화에도 중요한 요소다. 인터넷업계가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한편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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