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뒤집을 때 고객 니즈 보인다"…'세계최대 편의점' 성장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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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 Practice1973년 일본 최대 슈퍼마켓 체인 이토요카도는 회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하나를 내렸다. 미국에서 새로운 유통 브랜드를 수입키로 한 것.그러나 결정 후 회사는 논란에 휩싸였다. 출점전략을 놓고 이견이 불거진 것이다. 대부분 임원들은 점포 간 거리를 넓게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상권이 겹치는 현상을 피할 수 있다는 상식적 논거에서였다. 그러나 이 브랜드를 수입하는 데 앞장선 스즈키 도시후미 전무는 반대했다.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점포를 내자고 했다.
日 유통사 새로 쓴 '세븐일레븐'
배송 거리가 500m일 때 배송시스템의 효율성이 가장 높아진다는 근거를 들이댔다. 그래야 하루에 세 번 배송,제품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다른미니슈퍼들과 차별화하자는 것이었다. 이토요카도는 그의 주장을 채택했다. 상식 밖의 출점 전략은 효과를 발휘했다. 도입 2년 만에 점포가 100여개로 급증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세계 최대 편의점으로 성장한 세븐일레븐이다. 세븐일레븐 성장의 역사는 상식을 뒤집는 전략의 연속이었다.
◆상식을 뒤집는 모험,새로 쓴 유통사
세븐일레븐을 일본에 처음 들여온 것도 모험이었다. 세븐일레븐은 원래 미국 사우스랜드의 브랜드였다. 스즈키 전무는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우연히 세븐일레븐을 봤다. 50평 정도에 불과한 작은 '매점'이 미국에 4000여개나 있는 것이 신기했다. 당시 일본 소매업계의 트렌드는 대형화였다. 그는 귀국 후 세븐일레븐을 일본에 들여오자고 제안했다. 회사 동료들은 "다들 대형 매장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는데 왜 소형 매장을 주장하느냐"며 반대했다.
하지만 그는 "소형 매점도 대형 매장처럼 생산성을 높여 성장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리고 경영진을 설득,결국 세븐일레븐을 도입했다. 규모는 작지만 '연중무휴,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를 내걸었다. 그의 결단으로 일본 최초의 편의점이 탄생했다. 일본 언론들은 '편의점'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소매업체가 등장하자 "일본에 유통혁명이 일어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상식을 거부하는 결단은 제품 선정에도 적용됐다. '삼각김밥'을 편의점 최초로 도입할 때도 반대가 거셌다. 삼각김밥은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를 변형시킨 것이다. 오니기리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김과 밥 사이에 물기가 생겨 눅눅해지기 때문에,여기에 비닐을 끼워 습기를 없앴다. 한 중소기업이 처음으로 만들어낸 삼각김밥을 세븐일레븐이 판매하겠다고 발표하자 회사 내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공산품을 파는 미국 시스템을 그대로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굳이 일본식으로 메뉴를 바꾸고 독특한 경영 방식을 생각해 내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세븐일레븐은 과감히 삼각김밥을 판매했다. 이 상품은 곧장 '효자상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삼각김밥은 어묵,도시락 시리즈로 이어졌다. 이들 제품은 세븐일레븐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잡아 성장의 기반을 제공했다.
회장이 된 스즈키는 "모두가 찬성하는 아이디어는 대개 실패한다"며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엎고 강력하게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반골(反骨) 정신'을 강조했다. 성장을 거듭한 세븐일레븐은 1991년 미국 사우스랜드 주식의 70%를 사들였다. 2005년에는 지분 100%를 인수,세계 세븐일레븐 체인의 주인이 됐다. 일본에 브랜드를 들여온 지 33년 만에 미국 회사까지 사들인 것이다. 2007년에는 맥도날드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가진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세븐일레븐은 20여개국에서 4만200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말하지 않는 고객 욕구를 찾아라"세븐일레븐은 고객의 잠재 니즈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도 주력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은 단순 작업만 하는 게 아니다. 직접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는 데 앞장선다.
세븐일레븐 점원들은 스스로 일종의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해야 한다. 일정 상품을 배정받으면,그 상품이 다음날 얼마나 팔릴지를 미리 예상해 주문하는 것이다. 예상치와 판매량이 부합하는지 결과도 보고한다.
세븐일레븐은 고객과 가장 가깝게 소통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을 통해 고객의 잠재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이 같은 '가설-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일본 유명 저널리스트 가쓰미 아키라는 "세븐일레븐에서 3개월만 아르바이트를 하면 경영학을 알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고객들의 취향을 미리 세밀하게 분석해 놓는 것도 필수다. 세븐일레븐 점원들은 계산대를 열기 전 몇 가지 정보를 입력해야만 한다. 구입 제품의 바코드를 입력하면서 고객의 나이대와 성별 등도 함께 넣어야만 계산대를 열고 잔돈을 줄 수 있다. 본사에서는 누가,무엇을,어디에서,언제 구매하는지를 파악해 고객의 구매 성향을 분석한다. 세븐일레븐은 POS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이 같은 작업을 실시했다. 본사는 또 이 정보들을 정리해 몇 시간 뒤 지점으로 다시 보내준다. 본사 직원 역시 고객이 많이 찾지만 점포 재고에는 없는 제품을 파악해 전송한다.
세븐일레븐은 날씨 등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진열을 바꾼다. 스즈키 회장은 새벽에 눈을 떠 5시15분 일기예보를 확인하고,출근길에도 늘 라디오를 켜놓고 수시로 날씨를 체크한다. 지역 행사 등 매장 주변 정보도 자세히 파악해 둔다. 매장 주위의 공사 일정표를 미리 보고 공사가 있는 날에는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많이 준비해 두는 식이다.
스즈키 회장은 "우리의 경쟁 상대는 경쟁 회사가 아니라 시시각각 변하는 고객의 니즈"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객의 심리를 연구하는 '성공 기억 상실증'에 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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