郭, 15일부터 옥중결재 나설 듯

檢, FIU 추적 피하려
돈 쪼개 인출한 정황 포착

서울시교육청이 곽노현 교육감이 수감돼 있는 구치소로부터 '옥중 결재'를 위한 접견을 허가받았다. 곽 교육감은 15일부터 결재를 할 수 있게 돼 당분간 구치소 안에서 교육행정을 처리할 전망이다. 검찰은 곽 교육감 측이 금융정보분석원(FIU)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쪼개 인출한 정황을 파악하는 등 기소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14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곽 교육감에 대해 긴급한 업무 보고 등을 위한 '공무상 접견'을 하기로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측과 협의를 마쳤다. 조신 교육청 공보담당관은 "15일부터 구치소 내 마련된 별도의 장소에서 결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이 옥중결재를 하게 될 사안 중 하나는 당장 2학기에 시행해야 하는 '교원 업무 정상화 추진 종합계획'이다. 교육청은 지난 7월 말 학교에서 교사들의 행정업무를 줄이는 내용을 담아 이 계획을 발표했다.

남은 교육감 임기 3년간 추진하려 했던 각종 교육정책을 담은 '서울교육발전계획'과 '서울학생인권조례'도 교육감 결재가 필요한 사안이다. 임승빈 부교육감은 이날 오전 실 · 국장,산하기관장,교육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곽 교육감을 대신해 회의를 주재했다.

검찰은 다음주 기소를 앞두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이날 곽 교육감으로부터 후보 사퇴 대가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구속수감)를 기소했다. 또 곽 교육감을 세 번째 소환해 2억원 가운데 규명이 안 된 1억원의 출처를 캐물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의 부인과 친인척 계좌에서 나온 나머지 1억원 가운데 상당액이 2000만원 미만으로 쪼개져 인출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4조의2 1항에 따르면 금융회사는 2000만원 이상 현금 인출액에 대해서는 FIU에 보고토록 돼 있다. 또 2항에는 FIU에 보고되지 않도록 할 목적으로 금액을 분할해 인출하는 정황이 있을 경우에도 보고토록 하고 있다. 해당 금융사는 곽 교육감 측이 2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FIU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를 곽 교육감 측이 2억원 전달의 불법성을 인식했다는 유력한 정황 증거로 제시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박 교수 사건을 선거사건 전담재판부인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형두)에 배당해 심리하도록 했다.

임도원/강현우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