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우면산 산사태는 天災"…논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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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단 "호우·배수로 막혀 발생"…피해주민들 "난개발 탓" 주장서울시는 지난 7월 말 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의 주원인은 집중호우 때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데다 돌과 흙더미,나무 등이 배수로를 막았기 때문이라고 15일 발표했다.
우면산 산사태 원인조사단의 정형식 단장(전 한양대 교수 · 사진)은 "지난 7월26일 오후 4시20분부터 27일 오전 7시40분까지 이 지역에 총 200㎜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화된 상태에서 다시 1시간 동안 시간당 100㎜를 웃도는 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지반이 붕괴됐다"고 말했다. 시간당 100㎜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불가피한 '천재(天災)'였다는 설명이다. 조사단은 산사태가 우면산 정상의 군부대에서 시작됐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군부대 경계 부분의 석축과 철책이 다소 유실됐지만 기지 안팎의 시설이 양호해 전체 산사태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방재,지질 등 관련 분야 전문가 16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산사태 직후부터 40여일간 산사태 피해를 입은 방배동 래미안아파트,신동아아파트,형촌마을,전원마을의 현장 조사와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이 같은 최종 결론을 내렸다. 우면산 산사태가 주먹구구식의 인위적인 개발과 대비책 미비 등의 '인재'보다는 '천재'쪽에 무게를 둔 것이다.
산사태 직후 많은 전문가들이 '시당국이 우면산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등산로를 확장한다는 이유로 산을 깎아내고 계곡이나 물줄기를 바꾸는 등 배수를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이 참사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던 것과 다른 진단이다. 서초구 피해주민 일부가 구청과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어서 산사태의 원인에 대한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조사단은 우면산 복구대책으로 △군부대 방류구와 서울시에서 설치하는 사방시설과 연결 △충분한 용량의 배수로 확보 △우면산 전체 산림 건전성 증진을 위한 수목 솎아베기 등을 복구대책으로 제시했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우면산을 비롯해 서울 산사태 발생지 81개소에 대한 설계 · 복구공사에 착수해 내년 우기 전(5월)까지 복구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