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펀드, 주가 떨어져도 '방긋'

稅혜택에 연말 납입 집중
주가 급락에도 수익률 선방…신규가입 꾸준히 늘어
노후 대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금저축펀드 가입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규 가입 및 자금 유입 규모가 크게 늘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 대우 우리투자 한국투자 미래에셋 하나대투증권 등 주요 6개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신규 가입 계좌 수는 지난달 2147개로 전월 대비 42.5% 증가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4일까지 8거래일 만에 600개 이상의 계좌가 새로 개설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연금저축펀드의 설정잔액은 2조8620억원으로 지난 7월 말 대비 837억원 증가했다. 펀드 설정액은 6월 557억원,7월 466억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지만 지난달에는 743억원이나 불어났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연금저축펀드는 납입 한도액(분기별 300만원 이내)을 채우기 위해 통상 분기 말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데,지난달 주가가 급락하면서 신규 가입을 서두르는 고객도 많다"고 전했다. 기존 고객 역시 투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가 급락이 투자 기회로 부각되고 있는 데다 세제 혜택이 가능한 상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연말로 갈수록 연금저축펀드의 가입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연금저축펀드 중 상당수는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성과를 내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주식형펀드는 13.33%의 손실을 봤지만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0.98%로 선방했다. 연간 수익률도 -9.09%로 주식형펀드 평균(-12.25%)보다 낫다. 주식형 연금저축펀드(설정액 50억원 이상) 중 '삼성클래식연금증권전환형1'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9%로 가장 높다. '삼성당신을위한신연금액티브증권전환형1'(2.38%)과 'KB연금가치주'(0.30%)도 플러스 수익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혼합형인 '하나UBS퍼스트클래스연금1'(-2.02%) '푸르덴셜연금60증권전환KM1'(-2.27%) '신영연금60증권전환형'(-3.08%) 등은 연간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지만 손실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 밖에 '미래에셋라이프사이클6090연금증권전환형1'(4.55%) '한국투자골드플랜연금1'(2.38%) 등 채권형펀드의 수익률도 두드러진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장기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연금저축펀드들은 대부분 가치주나 옐로칩 비중이 높다"며 "불확실성 확대로 안정성이 높은 종목들이 부각되면서 펀드 수익률도 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개별 종목들의 주가변동성이 워낙 큰 상황이라 기간별로 펀드 수익률이 꾸준히 유지되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