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매혹적이길래 30초에 한병씩 팔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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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자가 '잠자리에서는 무엇을 입느냐'는 짓굳은 질문에 마를린 먼로는 수줍은 척하며 도발적으로 답했다.
"난 아무것도 입지 않아요. 오직 몇 방울의 샤넬 No.5뿐이죠."프랑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마를린 먼로의 '잠옷' 역할을 해온 샤넬 No.5는 1921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0초에 한병 꼴로 팔린다고 한다.
샤넬 No.5의 인기는 마를린 먼로의 영향이 아니다.
출시와 동시에 입소문만으로 전 세계 여성들을 사로잡은 이 상품은 1920년대 말 몰아닥친 대공황과 뒤이은 2차 대전의 암울한 그림자 속에서도 미친 듯이 팔려나갔다.마릴린 먼로의 유명한 대사도, 샤넬 향수병을 소재로 한 1960년대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연작도 이미 ‘세기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넘버 5의 명성을 재확인해 준 에피소드였을 뿐이다. '샤넬 넘버 5'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틸라 마쩨오(Tilar J. Mazzeo)는 신간 '샤넬 넘버 5' (부제 :시대의 아이콘이 된 불멸의 향수,미래의창)에서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수"라고 정의내렸다.
저자는 "샤넬 넘버 5의 성공이 마케팅 전략이나 향기, 창조자의 개인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향수가 어떻게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이 되었는지, 그 비밀스러운 내력을 추적하며 "향수의 이야기는 ‘샤넬 넘버 5’라는 비밀스런 향수를 둘러싼 한 편의 인물사이며 문화사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향수를 만들어낸 코코 샤넬은 수도원의 고아로 자란 후 카바레 쇼걸, 귀족의 정부를 거쳐 당대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거듭된 사랑의 실패, 나치 정보원 이력 등으로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또 자신만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 몇년간 노력을 기울여 샤넬 No.5를 만들어 냈지만 큰 회사에 영업권을 넘겨 향수의 명성을 직접 누리지 못했다.
신간에서 저자는 "처음에는 코코 샤넬이 원해서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그녀의 남은 생애를 내내 고통스럽게 만든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실제 코코 샤넬은 향수의 영업권을 어이없이 팔아 버린 후 훗날 복수를 위해 또 다른 제품을 만들지만, 샤넬 No.5의 절대적인 위상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샤넬 No.5는 역사상 최초의 인공 합성물과 그것에서 추출한 향기, 그리고 알데히드라 향료를 사용한 향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저자는 반박했다.
그는 "샤넬 No.5보다 먼저 알데히드를 사용한 향수들이 있었다" 며 "다만 샤넬 No.5는 알데히드를 굉장히 잘 활용함으로써 향수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향수 비평가 챈들러 버는 90년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제품에 경의를 담아 '괴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절대 럭셔리'에 대한 시대의 판타지와 욕망을 정확히 포착했다는 평을 듣는 이 향수는 향기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역시 1921년 출시됐던 그대로 둥글려진 사각형 향수병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저자는 "샤넬 No.5의 중심에 있는 비밀은, 그리고 계속되는 성공의 열쇠는 바로 대중이 쥐고 있으며, 향수와 대중의 오묘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난 아무것도 입지 않아요. 오직 몇 방울의 샤넬 No.5뿐이죠."프랑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마를린 먼로의 '잠옷' 역할을 해온 샤넬 No.5는 1921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0초에 한병 꼴로 팔린다고 한다.
샤넬 No.5의 인기는 마를린 먼로의 영향이 아니다.
출시와 동시에 입소문만으로 전 세계 여성들을 사로잡은 이 상품은 1920년대 말 몰아닥친 대공황과 뒤이은 2차 대전의 암울한 그림자 속에서도 미친 듯이 팔려나갔다.마릴린 먼로의 유명한 대사도, 샤넬 향수병을 소재로 한 1960년대 앤디 워홀의 실크스크린 연작도 이미 ‘세기의 아이콘’으로 등극한 넘버 5의 명성을 재확인해 준 에피소드였을 뿐이다. '샤넬 넘버 5'의 성공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는 못했다.
틸라 마쩨오(Tilar J. Mazzeo)는 신간 '샤넬 넘버 5' (부제 :시대의 아이콘이 된 불멸의 향수,미래의창)에서 "세계에서 가장 매혹적인 향수"라고 정의내렸다.
저자는 "샤넬 넘버 5의 성공이 마케팅 전략이나 향기, 창조자의 개인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향수가 어떻게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이 되었는지, 그 비밀스러운 내력을 추적하며 "향수의 이야기는 ‘샤넬 넘버 5’라는 비밀스런 향수를 둘러싼 한 편의 인물사이며 문화사 같기도 하다"고 설명했다.향수를 만들어낸 코코 샤넬은 수도원의 고아로 자란 후 카바레 쇼걸, 귀족의 정부를 거쳐 당대 최고의 패션 디자이너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거듭된 사랑의 실패, 나치 정보원 이력 등으로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또 자신만의 향기를 만들기 위해 몇년간 노력을 기울여 샤넬 No.5를 만들어 냈지만 큰 회사에 영업권을 넘겨 향수의 명성을 직접 누리지 못했다.
신간에서 저자는 "처음에는 코코 샤넬이 원해서 이루어진 일이었지만 그녀의 남은 생애를 내내 고통스럽게 만든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실제 코코 샤넬은 향수의 영업권을 어이없이 팔아 버린 후 훗날 복수를 위해 또 다른 제품을 만들지만, 샤넬 No.5의 절대적인 위상을 무너뜨리지는 못했다.
샤넬 No.5는 역사상 최초의 인공 합성물과 그것에서 추출한 향기, 그리고 알데히드라 향료를 사용한 향수로 꼽힌다. 이에 대해 저자는 반박했다.
그는 "샤넬 No.5보다 먼저 알데히드를 사용한 향수들이 있었다" 며 "다만 샤넬 No.5는 알데히드를 굉장히 잘 활용함으로써 향수업계에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의 향수 비평가 챈들러 버는 90년동안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이 제품에 경의를 담아 '괴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절대 럭셔리'에 대한 시대의 판타지와 욕망을 정확히 포착했다는 평을 듣는 이 향수는 향기와 마찬가지로 케이스 역시 1921년 출시됐던 그대로 둥글려진 사각형 향수병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저자는 "샤넬 No.5의 중심에 있는 비밀은, 그리고 계속되는 성공의 열쇠는 바로 대중이 쥐고 있으며, 향수와 대중의 오묘한 관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