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株 '제2 전성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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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치료제 개발·허가 지원줄기세포 관련주들이 복합 호재에 힘입어 무더기 상한가를 나타냈다. 정부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희귀질환 치료제 육성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희귀질환 치료제 임상시험 신청 사실이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몰렸다. 16일 관련주 급등은 테마성 순환매 성격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하지만 정부 지원책 등에 힘입어 산업 자체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차바이오, 임상 신청 소식에 줄기세포 관련주 대거 상한가
업체별 진행상황 체크해야
◆차바이오앤 줄기세포치료제 임상 신청배아줄기세포 치료제 부문 국내 대표주자인 차바이오앤을 비롯해 조아제약,이노셀,산성피앤씨,진매트릭스 등 줄기세포 · 바이오 관련주들이 이날 일제히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JW중외제약과 엔케이바이오,메디포스트,메타바이오메드 등도 10% 안팎의 급등세를 보였다. 정부의 관련 산업 육성정책과 차바이오앤의 임상 신청 소식이 활황세를 이끌었다.
차바이오앤은 이날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건성 노인성 황반변성을 치료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신생 혈관 때문에 눈에서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황반'이 손상되는 것을 말한다. 수개월 또는 3년 내에 실명에 이르게 되는 중증질환이다. 황반변성 치료제는 현재 세계적으로 4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전체 환자의 90%를 차지하는 '건성 황반변성증'에 대한 치료제는 사실상 전무하다.
차바이오앤의 이번 임상시험 신청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로는 국내에서 두 번째다. 앞서 차바이오앤은 스타가르트병(선천성 황반변성)의 치료와 관련해 식약청 임상 1상시험을 승인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줄기세포 연구개발(R&D) 및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 보고회'에서 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지원 대책 강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식약청은 전날 자사줄기세포 유래의약품에 대한 허가 · 심사 규정을 완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종목별 차별화 주의해야
증권업계에서는 정부 지원 강화가 업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줄기세포 경쟁력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지만 미개척 분야였기 때문에 임상시험이나 신약품목 허가에 대한 심사규정이 까다롭고 허가도 더딘 편이었다"며 "최근 달라지고 있는 줄기세포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재확인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목별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목할 종목으로 차바이오앤과 FCB12,메디포스트 등을 꼽고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 상용화에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김나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당 업종에 대한 연구 · 개발 기간이 긴 업체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치료제 개발 상황과 함께 치료제별 시장 규모를 동시에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경봉/이준혁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