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무리한 M&A에 발목…제일, PFㆍ불법대출이 禍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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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7곳 영업정지 - 영업정지 당한 7곳 어쩌다 이지경까지…금융당국의 영업정지 대상 저축은행 리스트에 업계 2위인 토마토저축은행,저축은행 업력이 가장 오래된 제일저축은행 등 자산 3조원 이상의 선두권 저축은행들이 일부 포함돼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업계 전체(6월말 기준 70조원) 가운데 구조조정된 저축은행의 규모는 11조5000억원(1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프라임, 유상증자 막혀…에이스, 한도 넘은 대출 많아…대영·파랑새, 부실 장기화
"토마토2저축은행은 BIS비율 6% 넘어"
예보 "부실社 조기 매각"
◆토마토,자구계획안 수용 안 돼토마토저축은행과 제일,제일2저축은행은 서민금융보다는 한번에 손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과도하게 했다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을 견디지 못하고 이번에 영업 정지됐다. 금융감독원의 경영진단 결과 일반대출로 분류된 PF 대출이 상당히 많았다. 저축은행이 자체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부실 규모가 감독당국의 진단 결과와 상당히 달라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급락했다.
지난 3월 말 토마토저축은행의 PF 대출은 2948억원,제일저축은행은 5065억원,제일2저축은행은 1434억원으로 집계됐으나 금감원의 경영진단 결과 실제 PF 대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컸다.
토마토저축은행은 무리한 공격 경영이 화를 불렀다. 1983년 설립된 신한상호신용금고는 경기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작은 곳에 속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점포를 확장하고 M&A에 나서기 시작했다. 2008년엔 캄보디아 현지 은행인 베스트스페셜라이즈드은행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2009년에는 부산의 부실저축은행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했고,2010년엔 출자회사인 신보종합투자를 통해 티웨이항공(옛 한성항공)을 인수했다. 지난해엔 솔로몬저축은행에 이어 자산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토마토저축은행은 티웨이항공과 토마토2저축은행 매각 등 자구노력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으나 경영평가위원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일,부동산 PF 덫에 걸려
1968년 설립돼 저축은행 업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제일저축은행은 '저축은행 사관학교'라 불릴 정도로 인적 자원이 우수한 곳이었다. 제일저축은행은 2001년엔 업계 1위였으나 이후 개인신용대출로 부실을 겪었고 이후 PF대출 부실이 심화됐다. 지난 5월 임원의 불법대출에 따른 검찰의 조사로 대량 예금인출(뱅크런)을 겪어 유동성에 치명타를 입었다. 상장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된 제일저축은행은 19일부터 주식투자자 보호를 위해 매매거래가 정지될 예정이다. 제일2저축은행은 모회사인 제일저축은행의 영업정지에 따른 뱅크런이 명백히 예상된 데다 회사가 영업정지를 금융위원회에 신청함에 따라 이번에 영업정지 대상에 포함됐다.
◆프라임은 계열사 동반 부실
프라임저축은행은 PF부실이 심화된 데다 계열사인 프라임그룹의 삼안과 프라임개발이 채권단으로부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조치를 받으면서 유상증자가 막혀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인천에 있는 원광그룹의 에이스저축은행은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한 불법 대출이 많았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에이스저축은행이 순이익과 자기자본을 부풀려 제재 조치를 내렸다.
대영저축은행은 홍콩계 사모펀드에 매각을 추진해오다 M&A에 실패해 일찌감치 영업정지 조치 대상에 올랐다. 2006년 부실로 문을 닫은 인베스트저축은행의 자산과 부채를 이전받아 설립된 부산 소재 파랑새저축은행 역시 모기업인 서전학원이 유상증자를 하지 못하고 부실이 장기화돼 영업정지를 피하지 못했다.
◆토마토2저축은행에 관심
금융당국은 토마토2저축은행의 예금 인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BIS비율이 6%를 넘어 이번에 적기시정조치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모회사의 영업정지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토마토2저축은행은 이에 대비해 50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다. 또 조만간 44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BIS비율을 10.5%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토마토2저축은행은 모회사인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더라도 대규모 예금 인출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영업 정지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량한 금융회사나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가 될 것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예보는 이들 저축은행을 조속한 시일 내에 자산부채를 이전(P&A)하거나 가교저축은행 방식으로 매각해 예금자들이 돈을 찾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수도권에 영업권이 있는 프라임,대영,에이스,토마토,제일저축은행 등은 매물로서 인기가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2월 영업 정지된 대전,전주,보해저축은행 등이 P&A에 잇따라 실패해 가교저축은행 방식으로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