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PS비타' 관심 폭발…닌텐도는 '3DS' 전용타이틀로 맞불

'도쿄게임쇼 2011' 폐막

"마음이 설레면 그것은 게임입니다. "

미국의 'E3',독일의 '게임스컴'과 함께 세계 3대 게임 박람회로 손꼽히는 '도쿄게임쇼 2011(TGS 2011)'이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국제전시장에서 열렸다. '마음이 설레면 그것은 게임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행사에는 일본 미국 프랑스 등에서 총 192개 게임 및 관련 업체가 참가해 1250여개 부스를 차렸다. 올해 행사는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도호쿠 대지진과 이로 인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유출 탓에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했었다. 하지만 주최 기관인 일반사단법인컴퓨터엔터테인먼트협회(CESA)가 개최지인 마쿠하리 전시장에 대해 철저한 안전진단을 벌인 결과,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얻어내면서 예정대로 치르게 됐다.

이번 TGS 2011은 일본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력 절감에 동참한다는 취지로 모든 조명을 저전력 LED(발광다이오드)로 설치했다. 부스별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제한하고 하향 에스컬레이터는 가동을 하지 않는 등 전기 소모량을 예년의 25% 이상 감소한다는 계획이다.

◆PS 비타 vs 닌텐도 3DS지진을 이유로 해외 일부 대형 퍼블리셔들이 참가를 거부해 예년보다 다소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소니,마이크로소프트,EA 등 대형 업체들이 참가해 볼거리는 풍부했다는 평가다.

가장 주목을 끌었던 업체는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 비타(PS VITA)' 시연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소니였다. 이 회사는 부스의 절반 이상을 PS VITA 체험 공간으로 할애했다. 오는 12월 일본에서 출시될 예정인 PS VITA 홍보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기계를 직접 만져보려면 1시간씩 줄을 서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PS VITA는 터치 스크린과 후면 터치패드가 장착된 휴대용 게임기로 기존 모델인 PSP와 PSP GO의 게임들도 정상적으로 구동할 수 있어 기존 사용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소니의 휴대 기기 플랫폼 'PS 스토어'를 통해 게임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 근거리 사용자들끼리 멀티플레이를 즐기도록 근거리 통신 시스템 'near'도 탑재했다. 부스에 공개된 게임은 모두의 골프 6,니코니코,파워 스매시 4,이스,릿지레이서,언차티드,얼티메이트 마벨 VS 캡콤 3 등 론칭 타이틀 26개다. 이외에도 74개의 게임이 개발 중이다.

휴대용 게임기의 또 다른 강자 닌텐도는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여러 게임 업체들이 닌텐도의 최신 기종인 '3DS' 전용 타이틀을 잇따라 발표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캡콤의 킬러 타이틀 '몬스터헌터 3G'가 3DS용으로 출시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 게임은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수렵 액션 게임이다. 그동안 휴대용 게임기 버전은 PSP로만 개발됐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3DS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나왔다. 앞서 13일 닌텐도는 '3DS 콘퍼런스 2011'을 열고 '몬스터헌터 4'가 3DS로 출시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마리오 카트 7,동물의 숲,메탈 기어 솔리드 3D 스네이크 이터 등 다양한 타이틀이 공개됐다.

한편 소니에릭슨은 이번 TGS 2011에서 소니의 구형 콘솔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발매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플레이'를 연내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가 탑재됐다. 슬라이드 방식으로 만들어져 기기 전면부를 밀면 게임 조작 컨트롤러가 나온다. '플레이스테이션 인증(PlayStation Certified)'을 받아 다양한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설치해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A,MS 등 미공개 신작도 발표

다양한 업체들이 미공개 신작을 발표했다. 당초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EA는 이번 TGS 2011에서 배틀필드 3,피파 12 등 기대작을 선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Xbox)360전용 게임인 기어즈 오브 워 3와 포르자 모터스포츠 4,헤일로 등을 공개했다. 엑스박스360용 동작인식게임기인 키넥트 전용 타이틀 키넥트 스타워즈,댄스 센트럴 2,마이클 잭슨 등을 출품했다. 반다이남코는 소울칼리버 5,철권 3D 프라임 에디션,드래곤볼 얼티메이트 블래스트,나루토 질풍전 등 40여개의 인기 게임을 새롭게 공개했다. 스퀘어에닉스는 인기 RPG 시리즈인 파이널 판타지와 드래곤 퀘스트의 최신작을 출품해 유저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박람회장 한쪽에선 격투 게임 대회인 '투극 2011'을 비롯해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하는 '코스프레 페스티벌' 등도 함께 진행돼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테라'도 인기몰이

TGS는 전통적으로 다른 게임쇼에 비해 콘솔 게임기 타이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온라인 게임을 중심으로 제작하는 국내 업체들을 이곳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는 NHN재팬이 유통하는 '테라'를 비롯해 '엘소드''드래곤네스트' 등의 국내 게임을 만나볼 수 있었다. 최근 일본에서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테라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행사에서 게임소개가 적힌 안내책자와 게임 아이템 쿠폰이 들어 있는 설치 CD를 무료로 나눠줘 주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TGS 2011에선 최근 게임 업계 흐름에 맞춰 새로운 코너들을 마련했다. 스마트폰,태플릿PC 사용이 늘면서 커진 시장을 반영하듯 '모바일&소셜 게임 코너'가 생겨나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 전용 게임들이 대거 출품됐다. 헤드폰과 컨트롤러,전용 의자 등 각종 게임 주변 기기나 관련 상품을 한자리에 모은 '게임 디바이스 코너' 등도 관람객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이승우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