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부동산 PF대출 1조 부실

3건 중 1건은 떼일 위험…연체액만 7000억 넘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3건 가운데 1건은 부실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화된 해외 PF대출 규모는 1조원이 넘고 연체 중인 대출도 7000억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은행 저축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 상호금융 등 전 금융권의 해외 PF대출 잔액은 3조3105억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현지의 부동산 경기 악화로 대출 연체가 지속돼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부실 PF대출 잔액은 1조711억원에 달했다. 전체 대출 가운데 32%가 부실화된 것이다. 업권별로는 은행권 해외 PF대출 부실이 815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증권사 1480억원,저축은행 735억원,여신전문금융회사 300억원,종금사 30억원,보험사 14억원 등의 순이었다. 저축은행의 해외 PF대출 부실 금액은 지난해 말 596억원에서 올 3월 말 735억원으로 23% 늘어나 증가폭이 가장 높았다. 저축은행들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카자흐스탄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 아파트 리조트 상가 등의 부동산 개발사업에 돈을 댔다.

금감원은 현재 저축은행의 해외 PF를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저축은행의 해외 PF 연체율은 2008년 말 15%에서 지난해 말 57.9%로 급등했다.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해외 PF대출이 줄고 있지 않다는 점도 향후 부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 3월 말 금융권 해외 PF대출 규모는 작년 말(3조6533억원)보다 다소 줄었으나 자산운용사는 3개월 만에 1조439억원에서 1조1811억원으로 1372억원 증가했다. 보험업권은 636억원에서 1307억원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고 카드사 캐피털사 등도 1883억원에서 1985억원으로 증가했다. 더구나 연체 중인 해외 PF대출이 많아 앞으로 부실 PF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리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되지 않아 연체된 해외 PF대출은 지난 3월 말 7216억원에 달했다. 자산운용사의 연체 대출이 4117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증권사(1375억원) 저축은행(744억원) 은행(626억원) 순이었다.

배 의원은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해외에 무분별하게 PF대출을 해준 것에 대해 금감원이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다"며 "산업은행처럼 국내 은행들도 PF사업을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에 편중시키지 말고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한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SOC) PF로 다변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