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신라면 블랙 해외서 판다

일본에 1만3000박스 수출…대형마트 입점
美·中선 생산라인 구축해 현지생산 돌입
농심이 고가(高價) 논란에 휩싸여 국내에서 판매를 중단한 '신라면 블랙'의 해외 수출에 본격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국내 판매용 신라면 블랙 생산을 중단한 농심은 최근 신라면 블랙 1만3000박스(26만봉지)를 일본에 수출했다. 수출과 동시에 일본에서 175개 매장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 '이토요카도'에 제품을 입점시켰다고 농심 측은 밝혔다. 농심은 일본의 또 다른 대형마트인 '자스코'에서도 이달 중 신라면 블랙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자스코는 일본에서 170여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한국인과 입맛이 비슷한 일본 바이어들과 신라면 블랙 출시 초기부터 접촉해 왔다"며 "현지 바이어들의 반응이 좋아 걸그룹 티아라를 통한 이미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라면 현지공장을 가동 중인 중국과 미국에선 신라면 블랙 생산라인을 별도로 마련,현지 생산에 들어간다. 중국에서는 지난주부터 이미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중국은 올해 신라면을 비롯한 농심의 라면 매출이 1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매년 20%에 가까운 성장이 이어지고 있어 자체적인 신라면 블랙 생산시설이 필요하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미국에선 내주 초부터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국 교포들과 우골 국물맛에 거부 반응이 적은 히스패닉 계통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판촉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은 시장 규모도 크지만 현재 신라면 블랙 우골스프 원재료로 호주산 우골을 사용하고 있는 탓에 생길 수 있는 수출 장애요인을 사전에 없애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우골 국물맛에 익숙한 동남아 지역도 우선 공략 대상지역으로 정했다. 이미 동남아 바이어들로부터 수출 요청이 들어온 물량이 상당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농심이 국내 판매용 생산 중단과 동시에 수출에 뛰어든 것은 신라면 블랙의 품질 경쟁력이 해외에서 통할 수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선 프리미엄 식품에 대한 정부와 소비자의 가격저항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수출 쪽으로 방향을 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판매용 생산은 중단했지만,지난 3년간 신라면 블랙 개발에 매달렸던 연구진들도 품질에 대해선 자신하고 있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은 국내 라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해외시장에선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009년 2억7900만달러이던 해외 매출이 지난해 3억4300만달러로 늘어났으며 올해는 해외 매출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올 연간 매출은 작년보다 28% 이상 늘어난 4억4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출시됐던 신라면 블랙은 일반 신라면에 비해 2배가량 비싼 가격을 문제삼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허위 · 과장 광고 판정을 받았다. 출시 첫달 90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달 2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고,농심은 '생산을 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구조'라며 지난달 말 국내 판매용 생산을 중단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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