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STX그룹株 강세…"하이닉스 포기 잘했다"

STX그룹주들이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하이닉스 인수 추진 중단으로 불확실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반면 하이닉스 인수 추진 계획을 유지하고 있는 SK텔레콤은 하락하고 있다. 매각 대상업체인 하이닉스도 약세다.

20일 오전 9시 2분 현재 STX는 전날보다 800원(4.91%) 오른 1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TX엔진, STX조선해양, STX팬오션, STX메탈 등도 2~4%대 강세다.하이닉스와 SK텔레콤은 1% 안팎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STX그룹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투자에 대한 부담 등을 이유로 하이닉스 인수 추진을 중단키로 했다고 전날 밝혔다.

STX그룹은 지난 7주 동안 인수의향서 제출 및 예비 실사 등을 통해 하이닉스 인수를 준비했지만 유럽발 금융위기에 따른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과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부담이 경영상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중동 국부펀드와 투자유치 조건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된 점 등도 이번 포기 결정에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STX그룹은 인수 중단에 따라 자금 마련을 위한 자회사 지분매각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한국투자증권은 이날 STX그룹의 하이닉스 인수 포기가 '가슴이 뚫리는 뉴스'라고 평가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2만8000원을, STX엔진에 대해서는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4만원을 제시했다.

박민 한국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를 억누르는 가장 큰 요인이었던 하이닉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STX조선해양의 훌륭한 본질 영업가치가 다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TX엔진도 하이닉스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수주, 실적 등의 견고한 펀더멘털이 돋보일 전망이다. 그는 "조만간 이라크 프로젝트 매출이 발생하게 되면 실적의 추가 개선도 가능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STX엔진은 STX그룹과 이라크 전력부가 맺은 30억달러 규모의 발전플랜트 프로젝트에 8000억원에 달하는 발전기용 엔진 조달을 담당함으로써 올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이 완료되는 2012년까지 큰 폭의 매출 및 이익증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회사 주가는 2011년 주가수익비율(PER) 6.1배, 2012년 5.4배 수준이다.이어 "1차 물량이 빠르면 9월 안에 납품될 예정이어서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이어서 이에 따른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단독 입찰로 협상력이 높아질 수 있지만 채권단의 결정이 관건이다. 단독 입찰에 대한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강지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특혜 논란 감수(단독입찰 허용)와 매각 실패 부담(매각작업 중단) 중 채권단의 선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분명한 것은 당초 채권단이 복수의 매수 희망자를 대상으로 가격 이슈(높은 가격에 최대 물량 매각)만을 고려하면 됐으나 STX그룹의 선언으로 가격 이슈와 정치적 이슈(국가 가 개입된 기업의 수의 계약시 특혜 시비)를 모두 떠안게 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강 애널리스트는 "최근 거시 경제 위기의 장기화와 하이닉스의 실적 악화로 SKT의 단독 입찰시 매각 가격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이번 매각 딜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