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만이 아닙니다, 사회적 투자입니다"


올해 창업 100주년을 맞은 IBM은 기념 행사로 대대적인 사회공헌활동을 벌여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6월15일을 ‘100주년 봉사의 날’로 선언한 IBM은 전 세계 지사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120개국 5000개의 프로젝트에 직원 30만명과 퇴직자, 고객, 협력사 등이 참여해 총 250만시간의 활동을 벌인 것. 월스트리트 뉴욕타임스 등 주요 미국 언론이 이를 앞다퉈 소개하면서 단순히 사내 기념식 수준에 그칠 뻔했던 IBM의 100주년 행사가 세계적인 반향을 불러일으킨 이벤트로 변했다.

200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전개하던 글로벌 금융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를 계기로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경제위기의 기업 책임 등을 묻는 여론이 퍼지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사회공헌은 이제 부수적인 활동이 아니라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 필수활동으로 자리잡았다. 매출액 순이익 등 재무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 이상으로 기업의 사회적 성과를 높이는 ‘지속 가능한 경쟁력’이 기업의 영속성을 판단하는 잣대가 된 셈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사회공헌활동은 이제 ‘필요’에 따라 선택하던 것에서 ‘필수’ 경영활동으로 여겨지는 등 패러다임 자체가 바뀌고 있다.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 전개하는 일회성 혹은 부수적인 활동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경영활동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다.

사회공헌활동에 쏟아붓는 돈도 시혜적 성격의 ‘베푸는 지출’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와 기업 가치를 동시에 창출하는 ‘투자’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공급자인 기업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전개하는 활동이 아니라 수혜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맞춤형 사회공헌으로 전환한 것도 특징이다.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도 한층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일부 대기업만이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했지만 최근에는 금융회사, 공기업, 유통업체 등 다양한 업체들이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도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고객들이 단순히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시장 참여자로 바뀐 데다 기업들의 ‘평판(reputation)’이 기업 가치의 핵심 요소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한생명보험, GS SHOP 등 14개 기업이 ‘2011 사회공헌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사회공헌기업 대상은 기업들의 사회공헌 문화를 확산시키자는 취지로 한국경제신문이 2004년 제정한 상이다.

대한생명보험은 전 임직원이 연간 근무시간의 1%(약 20시간) 이상을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매월 급여의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하는 점이 높이 평가돼 7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GS SHOP도 매년 영업이익의 3% 이상을 사회공헌활동에 지출하고 불우아동 및 장애인, 노인 복지 등 사회복지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지속한 성과를 인정받아 5년 연속 상을 받았다.방글라데시 아이티 말라위 등 도움이 필요한 국가들을 상대로 구호활동을 해온 이비즈 토털 솔루션 제공업체 아이네임즈도 5년 연속 수상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