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공정성 논란 계속되는 검사 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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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서울 · 고려 · 연세대) 출신들을 뒤집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 "사법시험 성적은 반영되는데 변호사시험은 왜 안되는지…."
법무부가 지난 20일 '2012년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 등 신규 검사 임용 방안'을 발표하자 로스쿨에 재학 중인 후배,친구들이 보인 반응이다. 법무부는 그동안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일었던 '원장 추천제'를 백지화하고 서류전형과 실무기록평가,역량평가를 거쳐 로스쿨 출신 검사를 뽑기로 했다. 사전에 임용 비율을 정해놓지 않고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들을 경쟁시켜 선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기존에 비해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집안 배경 등 실력 외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우려됐던 원장 추천제가 제외된 데다 사법연수원 출신과 임용 비율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변호사 시험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변호사 시험성적을 반영하면 시험 대비 위주의 수업만이 진행되거나 학생들이 수업보다는 학원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공무원을 뽑는 데 객관성을 담보할 만한 평가자료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발표 · 표현이나 토론 · 설득에 대한 역량평가는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로스쿨 내 검찰 실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해 전국적인 평가가 이뤄지긴 하지만 4학점에 불과하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시험도 아니다. 반면 사법연수원 출신들에 대해서는 사법시험 성적이 임용에 반영된다. 변호사 시험성적을 적은 비율이라도 반영하도록 변호사시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일부 로스쿨 학생들은 '명문대' 출신과의 차별을 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한 로스쿨 3학년생 C씨는 "'명문대 프리미엄'을 우수한 변호사시험 성적으로 깨고 싶은데 기회가 봉쇄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로펌들의 경우 'SKY' 로스쿨 출신에 방학 실무수습 인원의 70%를 배정해주는 게 현실이다. 법무부가 공정성 논란에 대해 좀더 완성도 높은 답안지를 내놔야 할 것 같다.
임도원 지식사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법무부가 지난 20일 '2012년 법학전문대학원 졸업생 등 신규 검사 임용 방안'을 발표하자 로스쿨에 재학 중인 후배,친구들이 보인 반응이다. 법무부는 그동안 '현대판 음서제' 논란이 일었던 '원장 추천제'를 백지화하고 서류전형과 실무기록평가,역량평가를 거쳐 로스쿨 출신 검사를 뽑기로 했다. 사전에 임용 비율을 정해놓지 않고 사법연수원 출신과 로스쿨 출신들을 경쟁시켜 선발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기존에 비해 공정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집안 배경 등 실력 외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우려됐던 원장 추천제가 제외된 데다 사법연수원 출신과 임용 비율에서 차별을 받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변호사 시험성적을 반영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법무부는 로스쿨의 '고시학원화 방지'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변호사 시험성적을 반영하면 시험 대비 위주의 수업만이 진행되거나 학생들이 수업보다는 학원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그러나 공무원을 뽑는 데 객관성을 담보할 만한 평가자료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발표 · 표현이나 토론 · 설득에 대한 역량평가는 채점자의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로스쿨 내 검찰 실무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에 대해 전국적인 평가가 이뤄지긴 하지만 4학점에 불과하고 정부에서 관리하는 시험도 아니다. 반면 사법연수원 출신들에 대해서는 사법시험 성적이 임용에 반영된다. 변호사 시험성적을 적은 비율이라도 반영하도록 변호사시험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온다. 일부 로스쿨 학생들은 '명문대' 출신과의 차별을 꾀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의 한 로스쿨 3학년생 C씨는 "'명문대 프리미엄'을 우수한 변호사시험 성적으로 깨고 싶은데 기회가 봉쇄됐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주광덕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형 로펌들의 경우 'SKY' 로스쿨 출신에 방학 실무수습 인원의 70%를 배정해주는 게 현실이다. 법무부가 공정성 논란에 대해 좀더 완성도 높은 답안지를 내놔야 할 것 같다.
임도원 지식사회부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