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우 前홍보수석 소환…檢 "또 다른 靑고위직 출신도 수사"

저축銀 구명로비 수사 잰걸음…증권사 부회장 등 집중 소환
부산저축은행그룹 퇴출저지 로비의혹과 관련,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 21일 소환되고 현직 증권사 부회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등 검찰수사가 잰걸음이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 출석했다. 금품수수 여부 등 질문이 잇따랐지만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변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검사출신의 정윤기 변호사가 그의 뒤를 따랐는데 정 변호사는 대검찰청 강력과장을 지내는 등 조직범죄 수사를 주로 담당했으며,최재경 대검 중수부장과는 사법연수원 17기 동기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이날 밤 늦게까지 부산저축은행그룹 로비스트 박태규 씨로부터 그룹퇴출 저지 등의 청탁과 함께 상품권 등 1억원가량의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추궁했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의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확인해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수사는 로비스트 윤여성 씨와 박씨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으며,특히 박씨의 통화내역에 나오는 인사들을 집중 소환조사 중이다.

대검에 따르면 이에 앞서 H증권사 김모 부회장이 며칠 전 소환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부회장이 작년 서울 근교의 한 골프장에서 박씨와 함께 골프회동을 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액 금품 수수의혹도 있다. 대검 관계자는 "아직은 참고인 신분"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박씨가 금융계 인맥이 두터운 김 부회장을 통해 로비 대상을 물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고위직을 지낸 H씨도 수사선 상에 올려놓고 있다. 박씨로부터 금품로비를 받은 혐의가 있는 금융감독원 박모 부원장에 대해서도 소환여부를 검토 중이다. H씨는 "청와대(참모)로 들어가기 전부터 박씨를 알고 있었지만 여럿이 있는 회식자리에서 봤다"며 관련 혐의를 부인했으며,박 부원장은 "유학 중이던 자식의 진로상담을 위해 처음 만났다. 하지만 당시 기업공시본부장이어서 저축은행과는 무관한 보직이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작년 6월 삼성꿈장학재단과 포스텍으로부터 각각 500억원씩 투자를 받아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한 장인환 KTB자산운용 대표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