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EU, 탄소세 도입 미뤄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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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비용 부담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유럽연합(EU)에 탄소세 도입 연기를 요청했다. 세계경제 침체로 항공업계 실적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도 도입에 따른 추가 비용에 부담을 느낀 탓이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IATA는 항공업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탄소세 징수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국제항공화물협회(TIACA)도 EU가 탄소세 도입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만약 EU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EU 상공을 지나는 모든 비행기에 탄소세를 부과하면 항공업계는 매년 11억유로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가뜩이나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로 세계 경제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만만치 않은 비용이라고 항공업계는 느끼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운송업 특성상 항공업계의 올해 실적도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이 신문은 올해 항공업계 전체 순익은 지난해의 3분의 1 수준인 69억달러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다.
토니 타일러 전 캐세이패시픽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년간 항공업계가 이익을 낸 건 4년뿐이었다"며 "현 상황에서 EU의 탄소세 도입 연기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