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ㆍET株 눈부신 질주…코스닥 '파워시프트'

바이오, 신약·기술 수출 성과…씨젠, 상장 1년 만에 시총 10위
네오위즈게임즈·에스엠 등 해외 매출 급증 타고 '약진'

분자진단 바이오기업 씨젠의 주가는 21일 9.82%(7200원) 급등했다. 상장 1년이 채 안된 이 종목은 이날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바이오,엔터테인먼트(ET)주가 코스닥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변동성이 높아진 최근 활약이 더욱 돋보인다. 초단타 매매자들의 수익률 싸움에 이용되는 '정치인' '4대강' 등 다른 테마주와도 차별화된 주가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신약 출시 기대감,'한류(韓流)' 열풍 등으로 두 테마주에 근본적 변화가 생기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유사 테마주들로 투자를 확대하는 것에는 경계심을 나타냈다.

◆속도 내는 코스닥의 '파워시프트'

바이오,ET주들은 유럽 재정위기 재부각 등 대외변수에 아랑곳하지 않고 상승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바이오 육성 대책 발표 등 호재도 있었지만,이들의 강세 배경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지난 10여년간 '속 빈 강정' 취급을 받았던 국내 바이오 업체들은 신약을 출시하거나 해외 기술수출 계약등으로 가시적 성과를 내놓고 있다. '우물 안 개구리' 취급을 받던 CJ E&M,네오위즈게임즈,에스엠 등 ET주도 해외에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 시작했다.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굳히고 있는 셀트리온을 비롯해 CJ E&M,네오위즈게임즈,씨젠 등이 시총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이 밖에 차바이오앤을 비롯해 메디포스트 에스엠 위메이드 게임하이 로엔 등 연초만 해도 존재감조차 없었던 종목들이 하나둘씩 시총 상위 자리를 꿰차고 앉으면서 지수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코스닥 '분위기 메이커'될까

바이오,ET주의 선전은 수급 불균형 상태에 빠진 코스닥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인 매수세는 물론 제한적이지만 외국인 기관 등의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닥 거래대금은 2조5000억여원 수준으로 3일 연속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 대비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 비중도 평균 20~30% 수준에서 이날은 42.69%까지 치솟았다. 바이오와 ET주에 매기가 몰린 덕분이다. 물론 대외변수로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이 이들 종목에 대한 비정상적인 매수세를 유인하고 있다며 과도한 비중확대에 주의를 권하는 전문가도 있다. 변주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는 줄기세포 치료제 상품화와 최근 정부의 바이오 산업 지원 방침에 힘을 얻고 있으며 ET주들도 한류와 모바일 기기 확산에 따라 시장이 커지고 있어 이들의 주가 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시장이 안정화되면 매수세력이 다시 제조업 종목으로 이동할 수 있어 수익률은 다소 떨어질 위험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주들은 성장성이 크지만 리스크 측면에서 ET주보다 투자위험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김완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을 비롯해 ET와 게임주들은 현재 좋은 실적을 보여주고 있지만 바이오주들은 아직 실적보다는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오르고 있다"며 "치료제를 상품화하고 난 뒤에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조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성태/임근호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