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배트 휘두르고 노끈 따라 퍼팅…"연습도 실전이에요"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심현화 "어프로치가 문제"…전날 플레이 실수 재점검
그린에 노끈 걸고 직선퍼팅…조아람은 스피드스틱 활용

주말 골퍼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은 "이번 에 연습을 못 해서…"다. 실력은 되는데 연습을 못 해서 좋은 성적을 못 냈다는 뉘앙스가 담겨 있다. 프로들은 어떨까. 제33회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 참가한 여자 선수들은 연습도 실력의 일부라는 것을 보여줬다. 1라운드 선두인 유소연은 23일 2라운드 시작 전 한 시간을 연습에 할애했다.

◆실수를 보완하라선수들 대부분이 전날 플레이에서 실수를 범했던 샷의 연습에 집중했다. 상금 랭킹 1위인 심현화는 어프로치샷을 여러차례 반복했다. 그린을 놓친 다음에 친 어프로치샷을 홀컵에 붙이지 못해 점수를 잃었던 1라운드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유소연의 퍼팅 연습도 인상적이었다. 홀컵을 중심으로 가상의 원을 그리며 다양한 각도에서 공을 넣었다. 거리를 1m,5m,10m 등 3단계로 나눠 진행했다. 공은 늘 3개를 사용했다. 유소연의 퍼팅 방법은 특이하다. 왼손바닥을 오른쪽 팔뚝에 댄 채 어깨선을 정렬하고,머리를 살짝 홀컵 쪽으로 돌려 방향을 확인하는 식이다. 이 같은 '루틴'을 하나도 빠짐없이 연습에 적용한다.


◆간단한 도구 활용법연습용 기구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문현희는 노끈을 활용했다. 고정핀으로 3m짜리 노끈을 홀컵과 일직선으로 정렬하고,이 선을 따라 똑바로 치는 것을 반복했다. 정렬 도구로 회초리처럼 가는 막대를 사용하는 선수도 있었다.

박지은은 홀컵에서 2m 뒤에 0.5m 간격으로 티를 3개 꽂고 짧은 퍼팅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유소연도 퍼터가 일직선으로 움직이도록 점검해주는 간단한 도구를 활용했다. 네 귀퉁이에 작은 막대가 꽂힌 플라스틱 플레이트 위에서 스트로크가 일관성있게 나가는지를 확인했다.

전날 17번홀에서 행운의 샷을 기록했던 조아람은 스피드 스틱을 휘두르며 연습을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1언더를 기록했던 이민영도 2라운드 시작 직전까지 골프 스윙 배트를 휘두르며 감각을 되찾는 데 주력했다. ◆박지은 '하프스윙'드라이버

박지은의 드라이버 연습 방법도 독특했다. 박지은은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잡을 때 풀 스윙 대신 100m쯤만 나가도록 톡톡 치면서 타이밍을 잡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선 파워 스윙으로 갤러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1번홀에 들어서자 그린 방향으로 선 뒤 드라이버를 같은 자리에서 10번가량 휘둘렀는데 서른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스피드가 20대 초반 플레이어들을 압도할 정도였다.

박동휘/서기열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