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역시 봉?…ELW 시장서 5년간 1조8000억 날려

증권사 2917억 수익…거래소도 725억 수입 '짭짤'

개인투자자들이 2006년 이후 5년간 주식워런트증권(ELW) 거래로 1조8000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동성공급자인 증권사와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 등은 ELW시장 성장으로 짭짤한 수입을 챙겼다.

금감원이 23일 국회 정무위원회 이사철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ELW 거래 손실액은 지난 5년간 1조8164억원에 달했다. 이는 스캘퍼(초단타 매매자)를 포함한 것으로 순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를 크게 웃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LP 증권사는 2007년에만 손실을 입었을 뿐 5년간 총 2917억원의 이익을 냈다. ELW 매매손익과 헤지손익을 합한 금액에서 모든 관련 비용을 뺀 수치다. LP 증권사는 ELW 거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유동성공급을 하면서 매수 · 매도 호가를 최대한 벌려 개인투자자를 상대로 차익을 올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5년간 거래 및 상장 수수료 수입을 통해 725억원의 수익을 냈다. 2006년에는 42억원에 그쳤으나 작년에는 336억원으로 8배 증가했다. 외국 법인은 2006년 114억원,2007년 18억원의 손실을 입은 후 2008년 1971억원,2009년 356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1218억원 손실을 봤다. 금감원 측은 "외국인은 ELW와 지수옵션 간 차익거래를 주로 한다"며 "ELW에서는 손실을 입었어도 지수옵션에서는 상당한 규모의 이익을 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ELW 발행분담금 수입을 얻었다. 2006년 6억원에서 작년 74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에 거둔 74억원 중 예산을 초과한 10억원은 납부 기관에 전액 반환했어도 최근 5년간 144억원의 발행분담금을 받았다. 올 상반기에도 51억원의 발행분담금 수입이 발생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