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WNET으로 돈 벌자] "1700선 이탈 장기화땐 주식비중 과감히 줄여라"

대한민국 대표 주식 멘토에게 듣는다…이헌상 SK증권 논현지점 차장

29일 獨 EFSF 증액 표결이 증시 분수령
레버리지ETF·인버스ETF로 단기대응하고
기관 저가 매수종목 눈여겨 볼만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한다면 박스권 하단이 1600선 초반으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주식 비중을 당장 늘릴 때는 아닙니다. "

이헌상 SK증권 논현지점 차장(사진)은 최근 장세에 대해 "시간과의 싸움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1700선 아래로 곤두박질쳤고 시장은 패닉에 빠졌다. 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경기부양책이 시장에 실망감을 안겨준 데다 유럽 재정위기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투자심리가 회복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로 활동 중인 이 차장은 '투자 타이밍의 달인'이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유망 종목의 매수 시점 등을 포착하는 검색 프로그램 '핵투'의 개발자로도 알려졌다. 그의 지론은 '좋은 종목'이 아닌 '좋은 타이밍'을 사라는 것.아무리 유망한 종목이라도 수급과 주가 변곡점을 무시해서는 성과를 볼 수 없다는 의미다. 최근처럼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장세에서는 이 원칙이 더 중요해진다.

그는 오는 29일 독일 의회의 유럽금융안정기금(EFSF) 증액 법안 표결이 증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그 전까지는 1700선 지지 테스트가 계속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따라서 일단은 관망하되 1700선 이탈이 장기화할 경우 주식자산 비중을 줄이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1700선 초반에 들어간 주식을 자산의 50%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며 "1700선 복귀가 늦어질 경우 주식 비중을 20%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위기 등 악재가 장기화할 경우 박스권 하단이 1600~1650선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 차장은 "위험자산뿐 아니라 안전자산에서도 자금이 빠져 나온다는 것은 악재의 무게감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라며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 매매를 목표로 한다면 적절한 종목과 시점을 포착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 실적이 양호하면서 △기관 수급이 들어오고 △지수의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형주가 초점이다. 하이마트 네오위즈게임즈 스카이라이프 한국항공우주 등을 예로 꼽았다.

그는 "주가 방향을 결정하는 외국인이 지금은 소극적이기 때문에 기관 수급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며 "대형주 가운데서도 주가가 떨어질 때 기관이 저가 매수하는 종목은 눈여겨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기아차 하이닉스 삼성전기 금호석유 등이 대표적이다. 단 위험을 분산하려면 분할 매수가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종목 선정이 어려울 때는 레버리지ETF(상장지수펀드)와 인버스ETF로 단기 대응하는 방안도 추천했다. 레버리지ETF는 지수가 오름세를 탈 때 수익률을 따라잡는 방법이고,인버스는 주가가 계속 하락할 때 손실을 제한할 수 있다. 그는 "금융시장 위기감이 높아진 지금은 원자재도 적절한 대안이 아니다"며 "적립식 펀드 역시 바닥을 어느 정도 확인한 후 들어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온통 암울해 보이지만 기대감을 완전히 버릴 때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악재가 위력을 떨칠수록 국가 간 정책 공조가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4470억달러 규모의 일자리 창출 방안 등 경기부양책이 어떻게 처리되느냐도 변수다. 그는 "오바마의 부양책이 의회에서 긍정적으로 논의한다면 또 다른 모멘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단기간에 변곡점이 나타나긴 어려운 만큼 섣부른 비중 확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