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초고층 빌딩] "큰 빌딩은 스스로 가치 창조…이웃 끌어들여 도시 업그레이드"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 국제 콘퍼런스 참가
데이비드 스콧 오비 애럽 美지사장

"초고층 건축물에 대해 자원 낭비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땅에 더 높은 건물을 올림으로써 교통과 토지 비용을 줄이고 빌딩 수명을 늘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친환경적인 면이 많습니다. "

데이비드 스콧(David Scott) 오비 애럽(Ove Arup) 미국 지사장은 25일 "한정된 토지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초고층 빌딩은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오비 애럽은 영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회사다. 스콧 사장은 현 김상대 회장(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 에 앞서 세계초고층도시건축학회(CTBUH) 회장을 지냈다.

▼도시의 기능적 측면이나 인간의 삶에 있어 초고층 건물이 꼭 필요한가요.

"도시는 인간의 생활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고，초고층 건물도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초고층 건물은 도시 그 자체와 동일시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초고층 건축물은 도시와 인간의 상호 연계성을 창출하고 부(富)와 활력을 만들어냅니다. "

▼한국에서도 100층 이상 초고층 건물 프로젝트가 10여건 추진 중입니다. 일부에서는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초고층 건물의 적정한 기준이 있을까요.

"적정한 수준의 초고층 빌딩 기준은 없습니다. 도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화하고 변화할 뿐 아니라 개발된 빌딩과 더불어 성장합니다. 큰 빌딩은 그들 스스로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이웃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입니다. "

▼앞으로 얼마나 높은 초고층 건축물이 등장할 것으로 보시나요.

"사우디아라비아의 킹덤타워는 1000m가 넘고, 당초 계획은 1마일(약 1609m) 수준이었습니다. 1.5마일(약 2414m)이 넘는 건물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오히려 기술보다는 재정적인 문제가 핵심입니다. "

▼초고층 빌딩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초고층 빌딩은 관리만 잘하면 수명이 무한합니다. 일반적으로 빌딩관리는 20~30년마다 주요 기계시스템을 개선해야 합니다. 50년이 되면 인테리어와 전면 리모델링도 필요합니다. "

▼글로벌 초고층 건축물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초고층 빌딩의 미래를 어떻게 보시나요.

"2008년 금융위기 때 세계 곳곳의 초고층 빌딩들이 공사를 보류했습니다. 앞으로 상당기간 공급이 한정됐다는 점에서 디벨로퍼들은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도시는 높은 빌딩을 필요로 하는 만큼 전 세계에 계속 초고층 빌딩들이 지어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

▼일반 건축물과 비교해 초고층 건축물을 건설할 때 주의할 점은 무엇인가요.

"초고층 건물은 연면적과 적재량이 일반 건축물보다 훨씬 큰 만큼 보수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짓습니다. 초고층 빌딩은 도시의 상징인데 다 만약 파괴될 경우 건설비용보다 더 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