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수중보 없애려면…"또 대규모 토목공사…오히려 환경파괴"

바닷물 잠실까지 역류, 갈수기엔 수량 부족, 홍수 때 교각 침식 우려도
"기술적으로 수중보를 없애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엄청난 토목 공사비가 계속 들어갈 겁니다. "

전문가들은 한강 수중보 제거가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천문학적인 공사비와 추가적인 환경파괴가 우려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 건설사 토목공사 담당 임원은 "단계적으로 구역을 나눠 가물막이를 치고 수중보 근처에 물이 흐르지 않도록 한 뒤에 콘크리트 수중보를 제거하면 된다"면서도 "부수적으로 수반되는 관련 공사비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잠실 수중보 상류에 있는 암사 · 풍납 등의 취수장을 팔당댐 이북으로 옮기는 데 많은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H건설 관계자는 "수중보가 없으면 바닷물이 잠실까지 역류하는 데다 갈수기에 수량이 부족해진다"며 "잠실 수중보 위쪽에 있는 10곳 이상의 취수장을 모두 팔당댐 이북으로 옮겨야 하는데 취수장과 관거를 옮기는 데 큰돈이 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D건설 관계자도 "새로운 취수장과 관거를 설치하려면 부득이 한강변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여야 한다"며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추진하는 일이 되레 환경 파괴를 부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름 홍수기와 겨울 갈수기의 관리 비용도 대폭 늘어나는 게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많다. 갈수기의 경우 수량이 대폭 줄어 악취와 녹조현상이 일어나는 게 불가피한 게 현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새로운 토목공사를 벌여 인위적으로 물을 공급해줄 수밖에 없다.

홍수가 발생했을 때도 피해 면적이 늘어 복구 비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거세진 물살에 의해 한강 다리 교각 등이 깎여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세굴방지공 공사도 추가적으로 벌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유람선 수상택시 요트 등의 운항이 불가능해지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피해와 반발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한강은 여름 홍수기 및 태풍 상륙 때와 겨울 갈수기의 수량 차이가 매우 크다"며 "물을 가둬서 활용하고 친수공간을 한강 주변에 확보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