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 나섰던 '슈퍼개미'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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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옥, 조광피혁 평가손…황순태·최경애도 손실
지난달 초부터 펼쳐진 하락장에서 '슈퍼개미'도 큰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 수백억원의 거액을 주식에 투자하는 슈퍼개미들은 주가 급락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했지만 하락세가 길어져 수익을 회복하지 못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슈퍼개미로 유명한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는 지난달부터 조광피혁 에스피지 태평양물산 등을 대거 사들였으나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을 입었다. 박 대표는 지난달 19일 33만5102주를 시작으로 조광피혁을 7차례에 걸쳐 35만주가량 매입,보유 지분을 5.26%로 늘렸다. 하지만 지난달 하순 1만2000원대까지 올랐던 조광피혁 주가는 지난 23일 9840원으로 하락,그는 1억원이 넘는 평가손실을 입었다. 박 대표는 에스피지와 태평양물산 투자에서도 지난달 이후 각각 1237만원과 753만원의 평가손실을 내고 있다. 참좋은레져와 대동공업에서 평가이익을 얻고 있지만 이 두 종목의 주가도 최근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유성기업 2대 주주로 유명한 황순태 삼전 회장도 성적이 좋지 않다. 황 회장은 지난달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주인 삼호 주식 4만3000주를 주당 2150원에 매입해 보유 지분을 6.6%로 늘렸다. 하지만 삼호 주가는 1900원대로 하락,황 회장은 1032만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그가 주요 주주인 고려개발과 유성기업의 주가도 하락세다. 유성기업은 23일 현재 2355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505원(17.66%) 하락했고 같은 기간 고려개발은 515원(14.31%) 떨어졌다.
주부로 알려진 최경애 씨는 식품첨가물 제조사인 보락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내고 있다. 최씨는 지난 7월 3000원에 근접하던 보락 주가가 지난달 4일 급락하자 1만4790주를 주당 2647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보락 주가는 추가 하락해 한때 2200원대까지 떨어졌다. 그는 지난달 중순 이후 보락을 2200~2300원대에 사들여 평균 매입단가를 낮췄지만 23일 종가는 2310원으로 매입가 대비 보합 수준에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슈퍼개미가 주로 투자하는 중소형 가치주도 급락장을 피해가지 못했다"며 "슈퍼개미가 보유 지분을 늘렸다는 소식에 추격 매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