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가을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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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가을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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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달맞이꽃이 지는 걸 보니 벌써 초가을입니다. 아침저녁 바람결에 제 몸을 말리는 여름꽃과 나무들을 보면서 가만 생각합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숲길은 왜 폭신하고 두터운지.혼자 걷는 날이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합니다.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는 저 마른 잎들이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을 참 많이 지니고 있었구나,저렇게 가벼운 나뭇잎 하나가 나보다 더 많은 것을 품고 있었구나….'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 주고' 싶다는 것까지 말 없이 일깨워 주는 저 무언의 몸짓.'사랑은 왜/낮은 곳에 있는지',하늘은 왜 가장 낮은 곳에 누워야 온전하게 보이는지 오늘 산책길에 다시 한 번 물어보겠습니다.
고두현 문화부장 · 시인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