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락장서 꿋꿋한 반도체株, 바닥 확인 끝?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주가 하락장에서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도체 D램 가격 바닥 가능성과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상승 모멘텀(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오전 11시 21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만3000원(3.03%) 상승한 78만에 거래되고 있다. 하이닉스 역시 1.98% 오른 2만650원을 기록 중이다.전기전자업종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국가지방자치단체 등 기타계가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은 546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43억원, 290억원가량의 주식을 팔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반도체 D램가격의 하락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이 반도체주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자극했다고 풀이했다.

송종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D램 가격이 바닥을 형성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현물가와 고정거래가격 곡선이 교차하면서 고정가격의 하락 기울기가 두 번 이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이날 대만의 반도체 가격정보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2Gb DDR3(1333㎒) 현물가격은 전주보다 3.5% 상승한 1.18달러(23일 기준)를 기록했다. 1Gb DDR3(1333㎒) 가격도 9.7% 상승하면서 68센트를 나타냈다. 이 제품은 지난 5월에 1달러 아래로 떨어진 뒤 등락을 거듭하면서 62센트선까지 밀렸다. 이후 지난 63센트(20일)로 반등에 성공했다.

남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D램 현물가격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다음 달에는 고정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적극적인 매수 타이밍이 됐다는 게 송 연구원의 판단이다. 또 대만 경쟁업체의 감산과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특히 하이닉스 주가에 상승 모멘텀이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남 연구원은 "현물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후발 업체의 감산으로 현물시장에 D램 공급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4분기에는 메모리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최근의 미국 달러화 강세 흐름이 반도체 관련 수출업체의 영업환경에는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송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로 달러 강세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수 있고, 정부 역시 환율 상승을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강세에 따른 플러스(+) 알파 요인이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환율 100원 상승시 종목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삼성전자가 16.7%, 삼성SDI 27.0%, LG전자 24.2%, LG이노텍 45.9% 등 IT(정보통신) 분야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삼성전자의 경우 외화자산과 부채가 각각 9조4000억원, 9조원 수준으로 추정돼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이닉의 경우 3조5000억원 수준의 외화부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순이익 측면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환율 100원 상승시 영업이익은 약 15% 증가하지만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