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용 KT파워텔 사장 "이젠 무전기도 스마트폰…B2B 고객 늘어날 것"

스마트파워 100인 릴레이 인터뷰 - (12) 박헌용 KT파워텔 사장

'칙칙' 소음은 옛말…터치스크린·인터넷도
TRS 탑재 스마트폰 준비…공공기관·일반기업 공략
"이제 무전기에 스마트폰 기능을 넣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경찰이나 물류업계 등에 한정돼 있던 시장이 확 넓어질 겁니다. "

박헌용 KT파워텔 사장(50 · 사진)은 26일 기자와 만나 한정된 분야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 주파수공용통신(TRS) 사업의 영역을 넓히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TRS는 쉽게 말하면 무전기 통신이다. 경찰이나 화물운수 사업자,조선소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버튼만 누르면 바로 통화가 된다. 과거 무전기처럼 '칙칙'하는 소음도 나지 않는다. 통화연결음을 들을 필요 없이 실시간으로 여러명이 짧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게 TRS다.

최근 TRS는 단말기 기능이 크게 개선됐다. 흔히 생각하듯 벽돌 모양의 커다란 무전기가 아니다. 박 사장이 보여준 모토로라가 제작한 최신형 TRS 단말기는 스마트폰과 똑같이 생겼다. 터치스크린에 인터넷을 쓸 수도 있다.

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아예 해외 스마트폰 제조업체와 제휴를 맺고 일반 스마트폰에 TRS 기능을 넣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을 제조하면서 칩 하나면 더 넣으면 되기 때문에 그리 복잡할 것이 없어요. TRS를 사용하고 싶어도 단말기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망설였던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물론 박 사장은 TRS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폰 역시 기업 간 거래(B2B)용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업사원 여러명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고 싶은 영업소(대리점) 매니저나 지방 출장 직원이 많아 이들에게 한꺼번에 지시를 내리고 싶어하는 기업체 사장 등에게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외근 직원이 많은 공공기관의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번호가 '0130'으로 시작된다는 점만 빼면 앱을 다운받는 등 기존 스마트폰과 똑같이 쓸 수 있다. 위치 파악이 훨씬 쉽기 때문에 중앙에서 컨트롤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그는 "스마트 모바일 시대를 맞아 TRS도 스마트하게 변화해야 고객의 저변을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KT파워텔의 TRS는 해양경찰청,현대중공업,이마트,대형 물류업체인 전국특송 등이 주로 쓰고 있다. 이 시장을 공공기관이나 일반 기업체,군 부대 등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설명이다.

박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국재난안전망 구축 사업에도 자사의 강점을 최대한 부각시킬 계획이다. KT파워텔의 TRS는 새롭게 망을 구축해야 하는 다른 사업자들과 달리 KT파워텔이 구축한 공중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추가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 관련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는 "현재 재난안전망 구축을 위해 정부가 기술 검증을 하고 있는 단계"라며 "KT파워텔의 TRS는 기술 검증이 이뤄진 데다 보안성도 강화돼 최적의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TRS

trunked radio system(주파수공용통신).기존의 자가무전기를 발전시킨 시스템으로 여러 채널 중 사용하지 않는 빈 채널을 탐색해 다수의 사용자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보안성이 좋고 저렴한 비용으로 가입자 간 그룹통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통신사업자용으로 800㎒ 대역이 할당돼 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