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뽑지 마세요” … 각도만 바로 잡아 어금니로 활용

치열이 튀어나온 돌출입은 괜스레 뾰로통해 보이고 입이 잘 다물어지지 않아 바보스러워 보인다. 인위적으로 입을 다물려 하면 입술 주위 근육이 긴장해 쉬 피곤해진다.

이 때문에 돌출입은 치열교정에 나서게 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돌출입을 교정하기 위해 보통 위 아래 치열에서 2~4개의 소구치(작은 어금니)를 뽑고, 인접한 대구치(큰 어금니)를 수평 이동시키며, 사랑니는 충치나 잇몸질환을 일으킬 우려가 있어 같이 뽑아내는 게 그동안의 상례였다.

하지만 잇몸 밑에 깊게 박힌 사랑니(제3대구치)를 끌어올리거나 정상적인 치축에서 벗어나 심하게 경사진 사랑니를 바람직한 각도로 세우면 사랑니를 버리지 않고 든든한 큰 어금니로 활용할 수 있다.

채화성 덴티스마일치과 원장은 “비순각(코끝, 코와 인중이 만나는 지점, 윗입술의 가장 돌출된 포인트가 이루는 각도)이 동양인의 경우 85~90도여야 보기 좋으나 75도 이하로 예각이 나오면 돌출입으로서 치열교정이 필요하다”며 “돌출입 교정시 수명이 짧을 것 같은 치아를 발치하고 사랑니를 튀어나오게 하면 더 튼튼한 새 치아를 얻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채 원장은 “제1대구치나 제2대구치의 치열이 심하게 어그러진 사람이나 제1대구치가 충치로 결손된 경우 무작정 사랑니를 뽑고 치아 빈 공간에 임플란트를 심는 게 치과에서 일반화돼 있다”며 “이럴 경우 좁은 치아 공간에 임플란트를 박게 돼 치아 사이에 음식물이 끼고 보기 흉한 치열도 여전히 남는 문제점이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임플란트 하나의 가격이 100만원 안팎으로 떨어져 대체로 별 고려 없이 임플란트를 선호하지만 교정을 통해 자연니인 사랑니를 활용할 수 있다면 치열도 예뻐지고 치아도 새로 얻는 셈이어서 ‘웰빙’교정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매복된 사랑니를 끌어올릴 경우 확보된 각도가 유달리 좁지 않거나 30도 이내로 쓰러져 있으면 일반적인 치열교정으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사랑니가 뚫고 나올 각도가 매우 좁거나 심하게 경사져 있다면 특수 강선과 스프링을 이용해 강한 힘으로 바람직한 치열로 유도하게 된다. 이때 치축을 바로세우는 교정은 자칫 잘못하다가 치아가 더 쓰러질 수 있어 경험 많은 치열교정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게 바람직하다. 사랑니를 포함한 큰 어금니를 세우면서 다른 작은 어금니 등을 이동하는 교정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환자의 치열상태에 따라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는 노하우가 필요하다.채 원장은 “치열교정을 통해 돌출입의 치열을 뒤로 후퇴시키면서 가지런하게 만들면 입술도 같이 들어가 얼굴도 작아보이게 되고 인상이 밝아지는 효과가 있다”며 “최소한의 발치 후 사랑니를 살려 내는 기술, 발치 없이 돌출이 심하거나 고르지 못한 치아를 바르게 배열하는 나노 교정 테크닉이 뒤따라야 만족할 만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