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최강 동양종금증권, 자산관리 名家로 '성장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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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동양종금증권
CMA 잔고 8조5000억
가입 계좌 390만개 1위…고객의 80% 20~30대
IB 분야서 탄탄한 실력
채권발행 주관 3년째 '톱'…M&A·PEF로 영토확장
"한국에 오면 꼭 찾고 싶었던 증권회사가 있습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어디 있죠?"
2009년 6월 훈센 캄보디아 총리 일행이 서울 을지로 동양종금증권 본사를 찾았다. 한 · 아세안 특별정상회담 참석차 방한한 그가 바쁜 일정을 쪼개 동양종금증권을 방문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인연은 2007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양종금증권은 캄보디아 프놈펜에 국내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현지 사무소를 열었다. 당시 캄보디아는 증권시장도 생겨나지 않은 금융 불모지였다. 증권가에서는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동양종금증권은 고군분투 끝에 캄보디아 정부와 공기업 IPO(기업공개)에 대한 독점적 금융자문 양해각서를 2008년 체결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지 1호 종합증권사 라이선스를 취득했다. 오는 12월 캄보디아 최초 상장사가 될 '프놈펜수도공사'의 IPO도 맡았다.
동양종금증권은 이렇듯 남들보다 한발 앞서 시장을 발굴해 왔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시장을 일구며 '자산관리의 명가'로 자리잡은 동양종금증권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점 145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 리테일 네트워크,채권 시장의 독보적 지위에서 엿보이는 IB(투자은행) 경쟁력은 그 바탕이다. ◆CMA 자산 8조5000억원…고객 기반 탄탄
CMA는 동양종금증권의 최대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2000년대 중반 재테크 열풍이 불면서 샐러리맨과 주부,자영업자 사이에서 '동양종금증권 CMA'는 필수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받으면서도 안전한데다,각종 부가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다는 매력에서였다. 동양종금증권의 CMA는 지금까지도 가입 계좌 수(390만 계좌)와 잔고(8조5000억원)에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009년 증권사의 지급결제 서비스가 탄력을 받으면서 동양종금증권 CMA는 '만능 재테크 통장'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CMA 분야의 저력은 미래에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최근 3~4년간 CMA에 가입한 고객의 80%는 20~30대 젊은층이다. 이들이 앞으로 자산을 불려가면서 재테크 시장의 중심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유준열 동양종금증권 사장은 "동양종금증권과 CMA 고객의 자산이 동반 성장하면서 앞으로 10~20년 뒤에는 국내 자산관리시장의 핵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CMA 고객을 기반으로 고객 예탁자산과 금융상품 고객 수도 크게 늘고 있다. 온라인 수수료 인하,다양한 채널 전략에 힘입어 위탁매매시장 점유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브랜드 가치도 높아졌다. 지난해 브랜드가치 평가회사인 브랜드스톡이 발표하는 '브랜드가치평가지수'에서 증권사 1위에 올랐다. 한국생산성본부가 발표한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2010~2011년)에서도 CMA분야 1위를 차지했다. 한국능률협회 'The Proud' 명품에 2007년부터 5년 연속 선정되는 등 브랜드 파워를 굳혔다.
◆채권시장의 전통적 강자
IB분야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전통적 강자로 꼽히는 채권시장에서 특히 그렇다. 국내 채권자본시장(DCM) 분야에서는 3년 연속 주관순위 1위(블룸버그 기준)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 분야에서 다루는 업종과 신용등급 등 상품군도 가장 다양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식자본시장(ECM) 분야에서도 정상권에 진입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사태 이후 채권 부문에서 트랙 레코드를 쌓아오면서 기업들의 신뢰를 구축한 영향이 컸다.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과 대형 생명보험회사인 대한생명의 IPO에 참여했다. 대한전선의 두 차례에 걸친 대규모 유상증자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LG이노텍과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면서 딜 규모는 더욱 커졌다.
올 상반기 유상증자와 주식 관련 사채주관 순위에서 동양종금증권은 1위(한국경제신문 · 연합인포맥스 기준)에 올랐다. 지난해 동양종금증권 IB 수익의 40%를 ECM에서 달성했을 정도로 내부적 성과 역시 두드러진다.
동양종금증권은 전통적인 IB업무를 넘어서서 기업 인수 · 합병(M&A) 자문과 사모펀드(PEF)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울 방침이다. 지난 5월 미국 투자은행인 이새캐피털파트너스(ESAE Capital Partners)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내 중소기업 자본조달과 M&A 자문 업무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이새캐피털파트너스는 동양종금증권의 글로벌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맞춤형 자산관리로 차별화
동양종금증권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CMA 1위 자리를 굳히게 한 발판이었던 종금업 라이선스가 오는 11월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는 동양종금증권의 전략은 '차별화'다. 다양하고 창의적인 자산관리 상품을 발굴, 자산관리 명가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내놓은 맞춤형 자산관리브랜드 'MY W(마이더블유)'가 그 중심에 서게 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세계적 금융회사인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는 국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게 된다. 동양종금증권이 보유한 국내 최강의 리테일 네트워크가 협력의 바탕이 된 것은 물론이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포트폴리오 관리와 설계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이미 성과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헤지펀드의 'CTA' 전략을 업계 최초로 선보인 공모 재간접펀드 '동양멀티마켓CTA증권투자신탁1호'가 대표적이다. 주식과 채권,외환,상품 등 전 세계 다양한 선물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만큼 앞선 노하우가 필요한 상품이다. 판매 두 달 만에 5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는 등 시장의 호응은 높았다. 지난 8월 급락장에서도 1.4%의 수익을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미래 수익원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퇴직연금사업도 그중 하나다. 개인퇴직계좌(IRA) 부문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 유 사장은 "차별화된 상품과 폭넓은 리테일 기반,IB 부문의 역량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며 "동양(TongYang) 일체(Oneness) 혁신(Never-ending Change) 인재(Global Talent) 고객(Customer Focused)을 의미하는 'TONG's Credo(신조)'를 통해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