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금융공사 '녹색ㆍ신성장 산업'에 10조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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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개 신성장펀드로 3조2000억 조성…8월까지 中企 24곳에 8399억 집행
리튬폴리머 방식의 2차전지를 생산하는 코캄의 최대주주는 지난 4월까지만 해도 미국의 에너지전문투자회사인 타운센드(지분율 48%)였다.
그런데 코캄이 미국의 다우케미컬과 '다우코캄'이라는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타운센드는 코캄의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미국 에너지부(DOE)와 미시간주정부가 다우코캄에 약 2억60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기에 앞서 코캄과 다우코캄의 동시 주주인 타운센드에 코캄 지분 매각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이해상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분 매각은 정책금융공사가 나서면서 급물살을 탔다. 공사가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펀드인 'KoFC 스카이레이크 그로쓰챔프 2010-5호 PEF' 등 3개 펀드를 통해 코캄 지분 9.2%를 170억원에 매입키로 하면서 다른 투자회사들도 적극 뛰어들었다. 공사의 3개 펀드를 포함해 총 7개 펀드는 타운센드로부터 코캄 지분 43%를 780억원에 사들였다.
정책금융공사가 미래 먹거리 산업의 중심이 될 녹색 · 신성장동력산업 지원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사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이자,미래 먹거리 산업 창출의 핵심 동력인 중소 · 중견기업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공사가 2009년 10월 설립된 이후 공급한 전체 자금 17조1000억원 가운데 56.8%인 9조7000억원이 녹색 · 신성장동력산업 분야에 지원됐다.
지난해 11월엔 일괄 공모로 14개의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펀드를 결성,3조1746억원을 조성키로 했으며 지난달 말까지 24개사에 8399억원(집행률 26.5%)을 공급했다.
지원 프로그램 중에선 기술력과 사업성이 우수한 중소 · 중견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KoFC 프론티어 챔프'가 눈길을 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달까지 23개 기업에 3672억원이 지원됐다. 코캄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홍지준 코캄 회장은 "대주주가 외국계여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 및 국부 유출 우려를 해소하는 데 정책공사의 펀드가 큰 역할을 했다"며 "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중대형 2차전지 시장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2위(2010년 매출 기준)를 기록한 코캄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73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59% 급증했다.
공사는 지식경제부가 세계적인 중소 · 중견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마련한 '월드클래스 300'으로 선정된 기업을 자동적으로 'KoFC 프론티어 챔프'에 편입해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원 대상은 기업 사정을 잘 아는 지경부 KOTRA 산업기술평가관리원 수출입은행 산업기술연구회 등 12개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선정한다.
공사는 지난 5월 '월드클래스 300'에 최종 선정된 30개 기업에 대해서도 협의체를 통해 기술 개발,해외 진출,금융 지원 등을 패키지로 지원할 방침이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2차전지용 양극활물질을 양산할 수 있는 에코프로는 공사가 출자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펀드에서 올 6월 300억원을 지원받아 공장 증설과 중국 내 조인트벤처 설립에 나선 대표적인 케이스다.
공사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 펀드와 별도로 중소 · 벤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26개 펀드(1조5158억원)도 결성했다. 전체 조성액의 49%인 7450억원을 출자하기로 약정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