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늙어서도 선진국보다 일 많이 해

[한경속보]한국인은 나이가 들어서도 미국 영국 등 다른 선진국 국민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고령자 통계’를 발표했다.통계청은 2003년부터 매년 노인의 날(10월2일)을 기념해 고령자 관련 통계를 수집,발표하고 있다.특히 올해는 ‘일하는 고령자의 생활과 의식’에 대한 특성을 분석했다고 통계청은 밝혔다.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9.4%였다.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가 중 아이슬란드(36.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일본(21.8%) 미국(17.4%) 스웨덴(12.1%) 영국(8.6%) 네덜란드(5.9%) 독일(4.0%) 등 선진국들도 한국에 못미쳤다.

노동시간도 한국이 월등히 높았다.2009년 현재 한국 고령자의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1시간39분이었다.특히 남성은 2시간14분을 일했다.미국(55분) 영국(25분) 네덜란드(19분) 스페인(12분) 등에서는 노동시간이 모두 1시간이 채 못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스럽게 교제나 여가활동 시간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2009년 현재 한국의 고령자는 하루에 평균 6시간46분을 교제 및 여가에 할애했다.미국(8시간19분) 영국(8시간47분) 네덜란드(7시간17분)보다 적은 수준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취업을 희망하는 고령자는 절반 이상에 달했다.55~79세 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58.5%로 집계됐다.성별로는 남성의 취업 희망 비율(72.0%)이 여성(46.8%)보다 훨씬 높았다.일하기 원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이 되어서(54.9%)’가 가장 많았다.‘일하는 즐거움 때문(35.5%)’이란 응답도 적지 않았다.

일자리 선택기준은 ‘임금 수준(27.2%)’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계속 근로 가능성(22.3%)’,‘일의 양과 시간대(21.4%)’ 등의 순이었다.

일하는 노인이 건강관리도 더 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전체 일하는 고령자의 70.5%가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한다’로 답해 비취업 고령자(63.4%)보다 7.1%포인트 높았다.아울러 일하는 고령자 52.3%가 ‘노후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해 비취업 고령자(34.0%)에 비해 노후 생활도 안정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2010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전체인구 중 11.0%로 2018년 14.3%로 증가할 전망이다.이에 따라 2010년 생산가능인구(15~64세) 6.6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데 반해 2030년에는 3명이 노인 1명 부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