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품값 오름세…CPU 한 달 새 7.4%↑

원·달러 환율 급등 영향
최근 원 · 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카드 등 컴퓨터 핵심 부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29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와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대표적인 CPU인 인텔 2세대 '코어i5'는 개당 24만7000원(평균가) 선에서 거래됐다. 1주일 전보다 5.56%(1만3000원),한 달 전과 비교하면 7.39%(1만7000원) 상승했다. '코어i3'도 14만2000원으로,한 주 전에 비해 5.19%(7000원) 올랐다. 13만2000원이었던 1개월 전보다 5.97% 비싼 가격이다. 그래픽카드 가격도 오름세다. 유통물량이 가장 많은 '아수스 지포스 GTS450 1GB'는 평균 14만9000원에 거래돼 지난주보다 4.93%(7000원) 상승했다. 1개월 전과 비교하면 6.43%(9000원) 올랐다. '아수스 지포스 GTX550 1GB'도 지난달 16만9000원 정도에 거래되던 것이 17만2000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컴퓨터 부품 가격이 이처럼 오르고 있는 것은 원화 환율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컴퓨터 부품은 신제품 출시에 대한 기대감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요즘 움직임이 달라진 것이다. 여민기 다나와 카테고리매니저는 "최근 한 달 사이 CPU와 그래픽카드 등 수입되는 부품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며 "컴퓨터 부품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른 환율로는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입량을 줄이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 매니저는 "대개 3월과 9월에 업그레이드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가격이 오른 탓에 다나와에서 거래되는 컴퓨터 부품 판매량은 지난달과 비교해 10%가량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떨어지지 않는 한 성수기인 11월 수능 이후에도 수요는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키보드 마우스 헤드셋 등 컴퓨터 주변기기 가격도 잇따라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재고가 소진되는 시점부터 2~3개월 동안 가격이 오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라 포헨즈 등 일부 스피커 업체는 가격을 올린 상황"이라며 "큐센 삼성전자 등 키보드와 마우스 제조 · 유통사들도 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