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명품 '피나이더' 볼리니 회장 "한국인이 원하는 가죽가방 만들었죠"

"피나이더는 루이비통 같은 플라스틱백이 아닌 하이퀄리티의 가죽가방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

이탈리아 명품 잡화 브랜드 '피나이더'를 운영하는 프란체스코 피나이더의 알베르토 볼리니 회장(48 · 사진)은 29일 "에르메스처럼 최고의 품질을 위해 100% 이탈리아 현지 생산공정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40년 역사의 피나이더는 가죽가방 한 개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골라 햇볕에 태닝하는 준비 과정만 4~6주,이를 한땀 한땀 꿰매 가방 제품으로 만드는 데 4~6주가 걸린다는 설명이다. 볼리니 회장은 "수십년간 피나이더 공방에서 근무한 장인들의 손을 거쳐 소량만 생산한다"며 "10개 공방에서 총 300여명의 장인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최연소 장인이 66세"라고 소개했다. 피나이더는 지난해 7월 국내에 첫 선을 보였지만,볼리니 회장이 한국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피나이더의 국내 매출 신장률이 가장 높은 것을 보고 한국을 겨냥한 제품을 최근 만들었다"며 "세부조정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스크래치가 잘 나지 않는 가죽,손에 쏙 들어가는 지갑 크기 등 한국인이 선호하는 경향을 반영한 제품을 회장이 직접 들고 온 것이다.

피나이더는 가방 만년필 지갑 벨트 등은 물론 종이 제품으로도 유명하다.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와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가 주고받은 러브레터도 피나이더 고급 지류였다. 고급 지류를 쓰는 사람이 많지 않음에도 종이사업을 하는 데 대해선 "특별한 의미를 담은 필기구를 쓰는 것과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별한 종이를 쓰는 건 일상 속의 작은 즐거움"이라며 "주변의 지인에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이름을 새길 수 있는 도장을 제작해서 편지지 한 박스랑 같이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 밀라노의 가톨릭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스위스 정유업체 셸에서 14년 동안 마케팅 일을 하다가 법률회사로 옮겼다. 이 회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프란체스코 피나이더의 구조조정 작업을 맡았던 것을 계기로 2004년에 피나이더를 직접 인수했다. 지금은 11가지 라인,총 600여종의 제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선 신세계 강남점,롯데 에비뉴엘 · 부산센텀 등 3곳에서 판매하고 있다. 내달 갤러리아백화점에도 입점할 예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