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플턴 "한국 채권시장 안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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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정도는 언제든 사고 파는 규모"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 채권의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으며 한국 채권을 정리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관계자는 29일 "한국 시장을 여전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한국의 펀더멘털(내재가치)이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2000억원 규모의 한국 채권을 매도한 것에 대해서는 "전체 글로벌본드 운용 규모를 감안할 때 2000억원 정도는 수시로 사고파는 규모"라며 "하루에 2000억원 판 걸 놓고 방향성을 얘기하는 건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시적인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을 팔 수도 있다"고 말해 한국 채권을 정리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대표적 채권형펀드인 '템플턴글로벌본드'는 8월 말 현재 운용자산이 491억달러(58조원)에 이른다. 이 펀드의 원화 채권 비중은 15.02%(6월 말)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이 펀드를 포함해 총 6개 펀드에서 22조원의 원화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템플턴글로벌본드 펀드의 한국 비중은 15% 정도로 여전히 비교지수(벤치마크)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이 펀드 운용책임자인 마이클 하젠스탑 부사장도 28일 투자자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원화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원화는 절상 추세를 보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원 · 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뛰긴 했지만 원화를 살 기회를 주고 있다"며 "골드만삭스가 연말 원 · 달러 환율을 1070~1080원 정도로 전망했는데 이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 채권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펀드 내 채권을 정리한다면 우선순위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유럽 주변국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 통화에 대해 장기적으로 투자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동부증권은 프랭클린템플턴의 매도는 "원화에 대한 시각 변화라기보다는 성과 부진에 따른 펀드 환매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펀드에서 7300억~1조5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추가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 채권 순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8일까지 외국인은 채권시장에서 3600억원을 순투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