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당사국 정권교체 前 회담 재개해야"

니펑 中사회과학원 미국硏 부소장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 6자회담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 따라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다. "

니펑(倪峰)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부소장(사진)은 최근 기자와 만나 "얼마 전 이뤄진 남북간 접촉이 6자회담을 재개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니 부소장은 베이징대 정치학과를 나와 25년간 사회과학원에서 아시아와 미국의 대외정책을 연구해온 학자다. 그는 "한국과 북한 간 긴장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된 것도 대화 채널이 막혔기 때문"이라며 "서로 접촉하는 기회를 늘려야 비핵화라는 목표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니 부소장은 미국과 한국 등이 6자회담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갖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런 사정은 중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러나 밥도 한 입씩 먹어야 하듯 한꺼번에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에 만들어진 9 · 19 공동성명도 결국은 6자 간 수차례의 협의와 진통 끝에 나온 성과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니 부소장은 한국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국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경제난과 중동지역의 정치적 변화,팔레스타인 문제 등 현안이 많아 당장 대북 정책을 새롭게 조정할 동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 문제가 다른 이변 없이 그대로 지속되길 바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이 6자회담을 통해 추구하려는 목표가 안전보장과 북 · 미 간 관계회복인 만큼 미국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니 부소장은 "6자회담 당사국 간 불신의 벽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주변국들이 북핵문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방치한다면 더 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6자회담 당사국들은 대부분 내년에 정권 교체와 선거 등 정치적 변화를 앞두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 며 "변화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만큼 관련국은 6자회담 재개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