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IPO에 기관 총출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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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증권은 최근 기업공개(IPO) 주관업무를 맡고 있는 대한과학의 기관투자가 수요예측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해외 40개 기관을 포함,국내외 170여곳의 기관투자가가 참여해 156.9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 고조로 IPO시장이 침체 상태인 점,기관 공모 물량이 25억원에 불과한 소형 IPO인 점 등을 감안하면 이 같은 청약 열기는 다소 의외였다는 게 대우증권의 설명이다.

증권업계는 대한과학의 공모주에 기관이 높은 관심을 보인 것은 오는 6~7일로 예정된 YG엔터테인먼트의 수요예측 때문으로 보고 있다. K팝 열풍을 이끌고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하반기 IPO 공모주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장외시장에서는 공모가 밴드(2만4600~3만2000원)의 두 배 수준인 6만원을 웃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관심이 큰 만큼 증권사들로선 물량을 많이 받아가는 것이 급선무다. YG엔터테인먼트의 IPO 대표주관사는 대우증권이다. 주관사는 기관 수요예측에서 물량 배분 권한을 가진다. 기관들이 희망 가격과 수량을 써내면 주관사는 이를 집계한 뒤 유리한 조건순으로 배정한다. 비슷한 조건이라면 아무래도 주관사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이 좀 더 많은 물량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담당 임원은 "어려울 때 도와준 기관은 좋은 물건이 있을 때 물량을 더 많이 배정해 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대한과학 같은 소형 IPO에 이례적으로 많은 기관이 참여한 것도 YG엔터테인먼트 물량을 많이 배정받기 위한 일종의 '성의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수요예측을 거쳐 12~13일 청약을 실시한 뒤 2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