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대 MDF 공장 내년 가동…글로벌 4위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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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 베트남 공장 짓는 동화기업
年 1억 달러 규모 생산…중동·동남아 시장 수출
베트남 경제의 심장으로 불리는 호찌민시에서 북쪽으로 100㎞ 떨어진 빈푹성의 자그마한 도시 민흥.고무나무 조림지에 조성되고 있는 제3 산업공단에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동화기업이 베트남 고무생산 국영기업인 VRG와 합작으로 세우고 있는 중밀도섬유판(MDF) 생산 공장이다. MDF는 쉽게 설명하면 고무나무 리기다송 등 목재의 섬유질을 뽑아낸 뒤 이를 압축시켜 만든 나무판이다. 폐목재를 잘게 부숴 만든 파티클보드(PB)와 달리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어 고급 가구의 기자재로 쓰인다. 원목을 사용하는 합판을 대체할 가구 자재로 최근 각광받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채광병 VRG동화MDF 대표는 "현재 공사 진척률이 80% 수준"이라며 "내년 4월이면 본격적인 생산라인 가동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0만㎡(약 11만6000평)의 부지에 세워지고 있는 MDF 공장의 연 생산규모는 30만㎥.매출 기준으로는 1억달러를 웃돌고,단일 MDF 공장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 공장이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동화기업의 MDF 생산규모는 연간 114만㎥에서 144만㎥로 늘어난다. 이럴 경우 동화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오스트리아 크로노스판,포르투갈 소내,캐나다 플레이크보드에 이어 세계 네 번째 MDF 생산업체가 된다.
현지 회사와의 합작 형태는 동화기업이 자본(1억4000만달러)을 대고,VRG는 공장부지를 제공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지분은 동화기업이 51%를 갖고,나머지는 VRG가 갖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두께 3㎜ 이하의 박판(薄板) MDF를 주로 생산하게 된다. 박판 MDF는 베트남은 물론 동남아 지역의 MDF 업체들이 아직 기술력을 확보하지 못한 분야다.
동화기업은 베트남 공장을 기존 말레이시아 공장과 연계해 동남아와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생산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동화기업은 현재 말레이시아의 3개 공장에서 두께 3㎜ 이상의 후판(厚板) MDF를 생산하고 있다. 채 대표는 "베트남 공장은 박판,말레이시아 공장은 후판 등으로 MDF 생산을 이원화하고 마케팅과 세일즈는 4개 공장을 통합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는 박판 MDF는 중동 동남아 등지로 수출할 계획이다. 채 대표는 "베트남 공장 생산 물량 절반은 수출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베트남 내수 증가세에 따라 증설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가구 생산지인 베트남의 MDF 수요량은 연간 56만㎥에 이르지만 생산규모는 연산 30만㎥에 불과해 나머지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채 대표는 "롱비에트 백칸 등 베트남 MDF 업체들이 증설에 나서고 있지만 후판 MDF에 치중하고 있다"며 "VRG동화MDF가 베트남 MDF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작회사는 원자재인 고무나무를 합작파트너인 VRG사로부터 전량 공급받게 된다. VRG는 베트남 동남부에 서울의 4배 크기인 25만㏊의 고무나무 조림지를 보유하고 있다. 채 대표는 "고무나무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함으로써 고품질의 MDF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도 이번 합작이 갖는 의미"라고 말했다.
민흥(베트남)=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