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같은 13m 버디…"17번홀 끝나고 우승 확신했다"

케빈 나, 데뷔 7년 만에 첫 승

닉 와트니 2타차로 제압, 2013년까지 출전권 확보…상금랭킹도 33위로 '껑충'
재미교포 케빈 나(28 · 사진)가 미국 PGA투어 가을시리즈 첫 대회인 '저스틴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총상금 440만달러)에서 PGA투어 데뷔 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케빈 나는 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서머린TPC(파71 · 7223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6언더파 65타를 쳐 최종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닉 와트니(미국)에게 2타차 우승을 거두며 상금 75만6000달러를 받았다. 케빈 나는 이번 우승으로 2013년까지 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했고 이번 시즌 상금 랭킹을 33위로 끌어올렸다. 와트니와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케빈 나는 초반부터 버디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케빈 나는 전반 9개홀에서 다섯 개의 버디와 1개의 보기를 엮어 합계 21언더파로 2타차 단독 선두가 됐지만 후반 들어 와트니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와트니는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1타차로 쫓아왔고,나상욱은 14번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는 바람에 보기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로 내려앉았다. 케빈 나가 "14번홀에서 샷은 최악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위기 의식을 느낀 그는 이후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15번홀(파4)부터 17번홀(파3)까지 3개홀 연속 버디를 낚았다. 15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1타 차로 앞서 나가기 시작했고 16번홀에서는 와트니와 동시에 버디를 기록하며 팽팽하게 승부를 이어갔다. 승부를 가른 것은 17번홀.케빈 나는 홀컵에서 13m 떨어진 지점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는 "16번홀까지 1타 차로 앞서 있어서 남은 두 개 홀에서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17번홀에서 동반플레이어 와트니가 티샷을 너무 잘해 나는 이 버디 퍼트를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더블 브레이크가 있는 S자 라인이었는데 이전에도 많이 연습했던 라인이라 자신 있었다"며 "퍼트하는 순간 생각대로 공이 굴러갔고 이 대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말 열리는 미 PGA투어 가을시리즈의 프라이스닷컴오픈에 출전한다. 이후 중국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인 레이크말라렌 상하이마스터스(27~30일)에 나가 올 시즌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위창수(39 · 테일러메이드)는 15언더파 269타를 쳐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