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위기 재부각에 금융시장 '패닉'…증시 폭락·환율 급등

그리스 관련 위기가 재부각되자 금융시장이 또 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코스피지수는 5% 가까이 폭락하고 있고 환율은 급등하고 있다.

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94포인트(4.29%) 떨어진 1693.71을 기록 중이다.뉴욕증시는 그리스 우려가 또 다시 불거진 탓에 급락했다. 그리스 내각은 올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5%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리스 정부의 목표치(7.6%)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트로이카(EU·IMF·ECB) 실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코스피지수도 4% 이상 급락세로 출발한 뒤 낙폭을 점차 늘렸다. 장중 한 때 1658.06까지 100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22억원, 2177억원 이상씩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개인은 4171억원 매수 우위다.프로그램은 차익 거래를 중심으로 매물이 나와 1582억원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선물시장은 장 초반부터 5% 이상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에는 오전 9시6분부터 5분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올 들어 네 번째다.

모든 업종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건설 업종은 7.02% 폭락해 낙폭이 가장 크다.

화학 업종은 그리스 디폴트 우려가 불거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6.28% 떨어지고 있다. 기계를 비롯 은행 증권 금융 운송장비 유통 등 대다수 업종이 4~6% 이상씩 뒤로 밀리고 있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줄줄이 내리고 있다. 시총 10위권 내에는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코스닥지수도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37포인트(3.86%) 떨어진 432.29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66억원, 63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장 초반 공포에 질렸던 개인은 231억원 순매수로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다.환율은 사흘째 급등해 장중 1200원을 뚫었다.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7.75원 오른 1205.85원에 거래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200원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23일(장중 고점 1201원) 이후 처음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투자자들이 지난 주말 불거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 확산 소식을 부정적 이슈로 해석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며 금융시장 불안이 외환시장으로 번지자 변동성 상황을 이용해 보려는 저가매수 의지 조차 상실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하지만 월초에 등장하는 다양한 악재가 순화될 경우 10월 주식시장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피 1650선 전후에서는 비중 축소의 의미가 없고, 글로벌 경기침체를 감안해도 1800~1900선 수준에서는 비중 확대를 고민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