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형 서강대 MBA 원장 "국내 MBA 출신 몸값 곧 높아질 것"

한국 경영기법 세계적 수준…경력전환 원하면 MBA를
"경영전문대학원(MBA) 졸업자들을 위한 2차 직업시장(잡 마켓)이 자리를 잡으면 국내 MBA 출신들이 본격적으로 각광받게 될 것입니다. 연봉 상승과 경력 전환을 생각하는 직장인들에게 국내 MBA를 잘 선별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민재형 서강대 MBA 원장(경영대학장 겸임 · 사진)은 4일 "외국 MBA들과의 복수학위 운영은 물론 명문 MBA에서 강의 경험이 많은 교수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기업들과의 산학협력 등을 통해 국내 MBA들의 경쟁력은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외에서 직장을 잡을 계획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국내에서 MBA를 하더라도 충분히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민 원장의 생각이다.

'우수한 두뇌의 해외 유출을 막고 한국의 경영 기법을 세계에 알리자'는 기치 아래 '한국형 MBA'가 출범한 것은 2007년이다. 2008년 하반기의 글로벌 금융위기는 산업계 인재를 길러내는 MBA시장도 위축시켰다. 국내 MBA들이 출범 당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민 원장은 이에 대해 "국내 MBA에서 얻는 효과가 눈에 띄지 않은 것은 아직 국내 산업계에는 일반 직원들과 차별화되는 고급 경영 인력들을 위한 직군이 차별화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직장을 그만두거나 휴직하고 MBA에 2년을 투자하는 것보다 직장에서 같은 기간 경력을 쌓으면 더 나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민 원장은 "앞으로 국내 산업계가 발전하면서 고급 경영 인력들을 위한 자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MBA를 하는 것이 차별화된 경력이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MBA의 주요 목표인 경력 전환(MBA를 마치고 희망하는 직종에 근무하는 것)을 꿈꾸는 직장인들은 지금이라도 자신에게 적합한 MBA를 찾아 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민 원장은 좋은 MBA를 선택하기 위한 기준으로 '경영인으로서의 종합적인 자질을 키워줄 수 있는가'를 제시했다. MBA는 최고경영자(CEO)를 키워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나무'보다는 '숲'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서강대 MBA는 45학점 중 33학점을 경영학 필수 과목으로 한 다음 나머지를 선택과목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을 하느냐'도 중요한 선택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민 원장은 "서강대 MBA는 의과대학에서 임상 실습을 하는 것처럼 1년6개월간 기초를 단단히 다지고 나머지 6개월은 기업 경영 현장에서 인턴 등으로 일하며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는 커리큘럼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