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A급 회사채도 업종별 '차별대우'

건설·조선 등 업황부진 기업, 운용사들 회사채 인수 꺼리자
가산금리 많이 얹어 자금조달
회사채 발행시장이 신용등급 및 업종별로 확연하게 양극화되고 있다. BBB급 회사채 발행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는 1차 양극화에 이어 A급 이상 우량채 중에도 건설 · 조선 · 해운 등 업황이 부진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조건이 악화되는 2차 양극화가 나타나는 등 '이중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BBB급 분기 발행액 2년반 새 최저4일 대우증권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 BBB급 회사들의 회사채 발행액은 5350억원에 머물렀다. BBB급 회사채 발행액은 올 1분기 1조5300억원,2분기 1조2090억원에서 3분기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3800억원) 이후 2년반 새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에서 차지하는 BBB급 비중도 1분기 11.74%에서 3분기 3.83%로 떨어졌다.

반면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의 발행액은 절대 규모와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AA급은 1분기 2조8300억원에서 2분기 4조6800억원,3분기 5조2750억원으로 증가했다. 김민정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 확산 등으로 8월 초부터 절대금리가 낮아져 우량기업들은 회사채 발행에 적극 나서 발행액이 증가했지만 BBB급 시장은 신용 기피현상 확대로 크게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A급 이상도 건설 · 해운 · 조선은 기피최근 A급 이상 업체 중에도 건설 · 해운 · 조선 등 업황 부진 기업들과 나머지 우량 제조업체 간에 차별화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건설 · 해운 · 조선업체들은 극히 예외를 제외하면 만기를 1~2년으로 짧게 하거나 3년 이상 만기로 발행하더라도 민간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수익률(민평금리) 등 동일 등급에 속한 다른 기업들의 평균 조달비용에 큰 폭의 가산금리를 얹은 확정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신용등급 A-인 계룡건설과 두산건설은 8월 이후 1년6개월~2년 만기로 연 7.0~7.9%의 확정금리를 주고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같은 A-급인 한솔케미칼이 지난달 29일 연 4.65%의 확정금리로 400억원을 발행한 것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신용등급 A+인 롯데건설은 6일 만기 4년의 회사채 1500억원을 연 5.50%의 확정금리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는 이날 현재 만기가 1년 더 긴 A+급 5년물 민평금리(연 5.08%)보다 높은 것이다. A급인 SK해운과 한진해운은 최근 3~5년짜리 회사채를 연 5.40~6.00%의 확정금리로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역시 같은 등급 3~5년물 회사채의 민평금리 평균(연 4.73~5.43%)보다 높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