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에버랜드지분 4% 판다

이사회 결의 마쳐…내주 공고
삼성카드 블록딜 맞물려 주목
한국장학재단이 다음주 중 에버랜드 주식 4.25%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고 매각을 본격 추진한다.

삼성카드도 에버랜드 주식 20.64%를 처분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어 한국장학재단의 매각가가 삼성카드 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장학재단은 보유중인 에버랜드 주식을 팔기 위해 지난주 이사회 결의를 거친 데 이어 다음주 매각공고를 낼 방침이다. 매각작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내 매각이 완료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장학재단이 보유한 에버랜드 주식 수는 10만6149주(4.25%)다. 당초 이건희 삼성 회장의 막내딸 고(故) 이윤형 씨가 소유했던 것으로 2006년 삼성그룹이 8000억원 규모의 사회 헌납을 발표한 뒤 교육부에 기부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지난 6월 동양종합금융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9월까지 지분을 처분할 방침이었으나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연기했다. 삼성카드 반기보고서에 표시된 장부가액(주당 214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총 매각가는 2272억원에 이른다. 에버랜드가 사실상 삼성 지주사인 점 등을 감안하면 실제 주당 가격은 240만~250만원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 경우 총 매각가는 2547억~2653억원으로 불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200억~300억원 단위로 지분을 쪼갠 뒤 개인들로 조직된 소형 사모펀드나 투자신탁 등에 나눠 팔 가능성이 크다"며 "매각 주관사인 동양종합금융증권이 이미 30~40개 투자자들에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장학재단의 이번 지분 매각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주식 블록딜과 맞물리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카드 딜에 관여하는 관계자는 "한국장학재단이 정한 가격이 벤치마크(기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국장학재단 측이 태그어롱(1대 주주가 보유지분을 매각할 때 동일한 값으로 얹어 파는 것) 등 옵션을 걸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