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은행, 韓銀서 달러 빌릴 수 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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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그리스 공포' - 정부 외환정책 우회 비판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4일 "한국은행이 국내 은행과 500억~600억달러 규모로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통장 성격의 단기 외화 차입) 계약을 맺으면 은행들이 앞으로 달러를 빌리지 못하더라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커미티드라인 계약 필요"
강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고금리로 외국에서 빌리는 것보다 한은에서 차입하는 게 낫지 않느냐"며 견해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강 회장은 "우리 외환보유액을 리보금리(Libor · 런던 은행 간 금리)로 외국계 은행에 대출해 주고 있는데 우리는 다시 여기에 가산금리를 200bp 가깝게 주고 그 외국계 은행에 가서 빌리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실상 외화를 빌리기 힘든데도 우리보다 자금 사정이 안 좋은 외국계 은행에 가서 접촉하니까 빌리지도 못하고 금리만 올라가는 것"이라고 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강 회장은 지금은 과거 금융위기 때와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 외채가 1200억달러 수준밖에 안 돼 외국계 금융사들이 자금을 회수해도 충분한 외환보유액이 있다"며 "지금은 자본 수출국이자 경상수지 흑자국으로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산업은행의 외화 유동성과 관련,"외화 유동성 보유액이 20억달러 정도인데 롤 오버도 100% 다 되고 있어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며 "다만 외환이 가장 중요한 만큼 하반기에 추가로 30억달러를 조달해 최악의 경우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