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중앙銀 한국채권 매입" 소식에 금리 급락
입력
수정
꺼지지 않는 '그리스 공포' - 불안한 채권시장채권 금리가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4거래일 만에 급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오후 들어 해외 중앙은행이 장기 국고채 대량 매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0년물 금리는 1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9%포인트,0.11%포인트 하락한 연 3.46%와 연 3.55%를 나타냈다. 각각 지난달 23일과 16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하루 금리 낙폭은 지난 8월10일 이후 두 달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날 오전 채권금리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외국인 이탈 불안감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시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견조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채권 매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기물을 중심으로 낙폭을 확대했다. 특히 국고채 10년물은 연 3.80%로 0.16%포인트 하락하면서 지난해 9월9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재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태국과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한국 채권을 매수하고 있다는 로이터통신 보도가 메신저를 통해 뿌려지면서 금리 낙폭이 본격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최근 채권 매도로 금리 상승을 야기했던 프랭클린템플턴도 지난달 30일 대규모로 채권을 매수했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외국인은 국내 채권 979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금리 전망에 대해선 확신을 가지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 보험사 채권운용역은 "오늘은 외국인 이탈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강세를 보였지만 내일은 또 달라질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차이,신용스프레드 모두 대응이 어려울 만큼 변동성이 큰 장세"라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