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신용등급 강등] 증권가 "국내 증시 충격 제한적" (종합)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이어 이탈리아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에 대해 5일 증권업계에선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이 처음 겪는 이벤트가 아니고, 하향 조정된 등급이 S&P가 제시한 수준과 같아 시장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무디스는 4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장기채권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A2'로 세 단계 하향조정했다. 등급 전망은 '부정적'을 제시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지난달 S&P의 이탈리아 신용등급 강등 당시에도 시장은 충격을 흡수한 바 있다"며 "무디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세 단계 강등했지만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가 이번에 S&P와 같은 수준으로 맞춘 것으로 시장에서 심각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무디스가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세 단계나 낮췄기 때문에 충격이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무디스가 이탈리아에 제시한 기존의 신용등급이 타 신용평가사보다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송창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도 "무디스가 9월부터 경고한 바를 단행했는데, 이에 따른 단기충격은 있겠지만 장중 반등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증시가 전날 낙폭을 줄이며 '전약후강' 장세를 보인데다 뉴욕 증시도 200포인트 이상 빠졌다 반등하는 등 저가매수 논리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유럽 재정위기 사태의 진행 국면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양 이사는 "문제는 이탈리아의 부채 조달금리가 올라가고 대외신용도가 낮아지면서 그리스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염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이승우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재정위기 사태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유럽 은행권 자본 확충안은 일부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미국의 경우 경기부양을 위해 벤 버냉키 미국중앙은행(Fed) 의장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무디스의 이번 신용등급 강등은 지난달 S&P가 이탈리아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시킨데 이어 단행됐다.

한경닷컴 오정민·김효진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