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여, 오프라처럼 경청하고 래리 킹 같이 간결하게 질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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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리더십 경영'·
성과코칭의 3단계
계획·과정·결과 편하게 듣고 호기심 많은 레리 킹처럼 질문
성과에는 반드시 피드백을
리더의 최고 모델은
'나는 망하더라도 너는 성공시키겠다'는 부모같은 심정을 지닌 사람
개인의 탁월한 지성보다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함께 생각할 때 더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리더는 구성원들과 함께 집단 지성의 힘을 발휘하는 코치가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은 ‘코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자신을 최고경영자가 아닌 ‘닛산의 코치’라고 즐겨 말한다. 곤은 1999년 파산 위기에 놓인 닛산의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부임, 1년 만에 회사를 흑자로 돌려놨다. 과감한 비용절감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곤의 코칭 리더십이 그 중심에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곤은 취임 후 3개월 동안 600명의 중견간부들과 1 대 1 코칭을 하면서 닛산을 회생시킬 핵심 인재를 발굴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냈다.그렇다면 코칭이란 무엇인가. ‘코치’(coach)의 어원은 15세기 헝가리의 ‘콕스’(Kocs)란 지역에서 처음 생긴 것으로, ‘말이 끄는 수레’에서 유래했다. 그래서 처음엔 마차를 ‘kocsi szeker’(코치의 차)라고 불렀다고 한다. 어원적으로 보면 코칭은 마차에 탄 사람을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는 마부의 역할이다. 즉 동행(同行)하는 것이다. 동행의 과정에서는 어느 한쪽이 관계를 주도할 필요가 없다. 일방적으로 지시할 필요도 없고 강요할 필요도 없다. 최종 목적지에 잘 도착할 수 있도록 동반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일본의 코칭전문가인 에노모토 히데타게는 코칭에 관한 세 가지 철학을 말했다.
첫째, 모든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둘째, 문제에 필요한 답은 모두 그 사람 내부에 있다. 셋째, 문제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파트너가 필요하다. 결국 코칭이란 코칭을 받는 사람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그 사람 내부에 존재하는 문제의 답과 능력을 끌어내는 커뮤니케이션 프로세스다.
#리더는 컨설턴트가 아닌 코치리더가 컨설턴트가 아닌 코치가 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행의 효과성 때문이다. 리더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컨설턴트처럼 답을 제시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행은 구성원의 의지와 능력에 달린 문제다. 리더가 제시한 방안이 최선이더라도 구성원이 그것을 실행할 의지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설령 실행의지가 강하더라도 실행능력이 갖춰져 있지 않으면 이 또한 실효성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받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이 실행 의지와 능력을 모두 갖출 수 있도록 돕는 코치가 돼야 한다.
리더가 코치가 돼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코칭이 구성원을 성장시키기 때문이다. 코칭은 코칭을 받는 사람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역량을 쌓아서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 가도록 도와준다. 물론 구성원이 자신의 성장과 변화에 별 관심이 없다면 코칭의 효과는 크지 않다. 이런 경우 리더는 구성원이 기존의 익숙한 사고와 행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지적 자극이다. 리더의 지속적인 지적 자극은 구성원이 일을 수행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커다란 자신감(self-efficacy)을 준다. 게다가 이런 자신감이 실제 업무에서 탁월한 성과로 연결되면 구성원은 자신을 지적으로 자극해준 리더를 더 깊이 신뢰하게 된다.
#성과코칭 프로세스리더는 조직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관리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도 성과를 내야 하지만, 구성원들의 성과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특히 성과를 창출하는 데 필요한 일들을 찾아 구성원에게 배분하고, 그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리더의 핵심 역할이다. 그렇기에 성과에 대한 코칭은 본래 취지대로 운영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리더십 프로그램이 되지만, 평가 수단으로 악용할 경우 구성원을 괴롭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과 코칭은 3단계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첫 번째 단계는 성과에 대한 경청이다. 구성원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립한 계획과 실행 과정, 결과를 주의 깊게 듣는 것이다. 특히 성과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든가 개선 방안을 중심으로 경청한다. 경청할 때는 구성원이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리더가 먼저 마음을 여는 것이 중요하다.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하거나 가볍게 웃는 얼굴로 듣는 것이 좋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전 세계 1억4000만명이 시청하는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윈프리는 단지 출연자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다. 그녀의 이런 적극적인 경청 태도는 출연자들의 마음을 여는 데 큰 힘을 발휘한다.
두 번째 단계는 성과에 대한 질문이다. 질문할 때는 구성원 스스로 문제의 해결책을 찾도록 생각거리를 던지는 것이 좋다. 리더가 직접 옳고 그름을 판단해서 조언하지 말고, 가급적이면 구성원의 생각과 의견을 듣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CNN의 ‘래리 킹 라이브’를 25년 동안 진행한 래리 킹은 간결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법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인터뷰 비법 가운데 하나로 호기심을 말한다. 호기심을 갖고 질문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말할 여지가 줄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기 때문에 질문을 더 잘할 수 있다고 한다. 킹처럼 리더들도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보다 성과에 대한 호기심으로 구성원에게 질문한다면, 구성원들은 보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던진 다음엔 구성원이 생각을 정리하고 리더에게 마음을 열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침묵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만약 구성원이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어려워한다면 리더는 문제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직접 질문할 수 있다. 그렇다고 리더가 생각하는 해결책이라든가 본인이 생각하는 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유도질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관련된 이슈에 대해 자신의 경험과 정보를 자연스럽게 나누는 것이 좋다. 세 번째 단계는 성과에 대한 피드백이다. 피드백을 할 때는 무엇보다 구성원의 미래를 생각해야 한다. 피드백 과정이 구성원을 공격하는 합법적인 무기가 돼서는 안 된다. 리더의 피드백은 성과를 향상시키고 구성원의 성장을 돕는 도구여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피드백은 크게 ‘긍정적 피드백’과 ‘교정적 피드백’으로 나뉜다. 우선 긍정적 피드백은 구성원이 창출한 성과가 조직에 미치는 영향과 그 가치를 발견해서 공개적으로 칭찬하는 것이다. 이때 구성원이 창출한 성과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더 큰 효과가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에이브러햄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단계설에서 “타인으로부터 인정과 존중을 받으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라고 말했다. 이런 인간 속성 때문에 구성원은 자신을 인정해주고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리더에게 마음을 연다.
반면 교정적 피드백은 개선해야 할 사항이 있을 때 한다. 교정해야 할 행동에 포커스를 맞춰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 피드백을 할 때 구성원의 잘못된 행동보다 실수한 사람을 질책하면 피드백을 받는 구성원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향후 성과는 개선되더라도 리더와 구성원 간의 관계는 회복하기 어려워진다. 교정적 피드백은 구성원을 인신공격하거나 문책하는 것이 아니다. 피드백을 받는 사람의 자존감을 지켜 주면서 미래를 위해 잘못된 행동을 개선하는 것이다.
#리더로서 최고의 모델
이제 ‘리더십 경영’ 칼럼을 마치며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자 한다. 그동안 리더십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리더로서 최고의 모델이 될 사람은 누구일까. 우리 마음에 깊게 새겨져 쉽게 부인할 수 없는 리더의 모습은 무엇일까. 필자는 오랜 고민 끝에 나름대로 답을 찾았다. 나는 망하더라도 자식만큼은 성공하길 바라는 부모님이었다.어른이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부모님은 점점 더 큰 리더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부모님처럼, ‘나는 망하더라도 너는 성공시키겠다’는 심정을 지닌 리더가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최고의 리더일 것이다.
김한훈 < 로이인스티튜트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