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잡스'…세상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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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가 주목한 그들5일 사망한 스티브 잡스는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가였다. 애플 컴퓨터를 만들어 개인용 컴퓨터(PC) 시대를 열었으며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잡스처럼 새 분야를 개척하고 업계와 사회 전반에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킨 소위 '게임체인저(game changer)'를 선정했다.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등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뿐 아니라 패션계의 여제 안나 윈투어(보그 편집장),래퍼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제이지,미국 유명 코미디언 존 스튜어트 등도 게임체인저로 꼽혔다.
SNS붐 일으킨 저커버그…차입매수의 대가 크래비스…힙합 대부 제이지
새 분야 개척해 지각변동
◆세상을 바꾼 페이스북과 구글저커버그가 2004년 하버드대 재학 중에 만든 페이스북은 전 세계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붐을 일으켰다. 현재 페이스북 회원 수는 7억5000만명이다.
'페이스북 이펙트'의 저자 데이비드 커크패트릭은 "페이스북은 온라인을 통해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게 해줬고,이를 기반으로 사람들의 소통 방식을 바꿨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고 설명했다. 튀니지 이집트 등 북아프리카 및 중동의 민주화를 촉발한 '아랍의 봄'도 SNS 덕분에 가능했다는 게 블룸버그의 평가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IT 업계의 게임체인저다. 스탠퍼드대 동창인 두 사람은 좋은 정보일수록 많은 사람들이 링크를 건다는 점에 착안해 구글 검색엔진을 개발했다. 링크가 많이 걸린 사이트일수록 사람들이 찾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해당 사이트를 검색 결과의 제일 위에 올렸다. 이런 방식은 큰 효과를 봤고 구글은 1998년 창업 후 2년 만에 미국 최대 검색 사이트로 성장했다. 현재 구글의 미국 온라인 검색 시장 점유율은 65%,전 세계 점유율은 83%다. 미국 등에서 '구글링(Googling · 구글을 하다)'이란 단어는 인터넷 검색의 대명사가 됐다. ◆M&A 큰손부터 힙합 대부까지
차입매수(LBO)의 대가 헨리 크래비스는 20여년간 인수 · 합병(M&A) 시장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게임체인저로 선정됐다. 그는 LBO라는 기법이 생소했던 1976년 제롬 콜버그,조지 로버츠와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세웠다. LBO는 인수하는 기업 자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고 경영전문가를 사장으로 앉혀 성과를 낸 뒤 비싸게 되파는 기법이다. 1980년대 미국 최대 제과업체 나비스코부터 2009년 한국의 오비맥주까지 크래비스가 M&A에 성공한 기업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현재 KKR의 펀드 운용 규모는 600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힙합 대부'인 제이지는 미국 음악 업계에서 가수,프로듀서,제작자로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며 음악 비즈니스의 모델로 부상했다.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 출신인 그는 1996년 가수로 데뷔한 후 현재까지 4000만장이 넘는 음반을 팔았고,비욘세 리한나 등 다른 가수들의 앨범 제작에 참여해 이들을 슈퍼스타로 키워냈다. 능력을 인정받아 유니버설 산하의 명문 레코드사인 데프잼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블룸버그는 이 밖에도 20년간 미국 패션 잡지 보그의 편집장으로 있으며 패션산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중 하나인 안나 윈투어,미국 시사 코미디 '데일리쇼'의 진행자 존 스튜어트 등도 각자의 분야를 개척한 게임체인저로 꼽았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