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등판 박근혜 '재·보선 40대0'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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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與 잘하게 물러나 있었지만 정치 위기"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힘에 따라 10 · 26 재 · 보궐선거에서 '선거의 여인'이라는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는 당 대표 시절인 2004년부터 2년4개월간 치러진 각종 재 · 보궐선거에서 40대 0의 완승을 거뒀다.
지원 방식·지역 당과 상의…전국 유세 시사
박 전 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 외) 다른 지역에서도 보궐선거가 있다"며 "지원 방식과 지원 지역은 당 관계자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보선뿐 아니라 전국적인 지원 유세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선거는 당 지도부 중심으로 치르는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잘할 수 있도록 한발 물러나 있었는데,지금 상황은 한나라당뿐 아니라 정치 전체가 위기"라며 "정치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희망을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참 송구스럽다. 정치권 전체가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고 당과 우리 정치가 새롭게 변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나 생각해 지원 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원을 넘어 전국 단위의 선거유세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 측근은 "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한 이상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다양한 계층 및 지역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히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선거 지원에 나설 경우 '대선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엔 "그렇지 않다. 대선하곤 관계가 없는 선거라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선거 지원과는 별개로 선거에서 현 정부를 평가하는 부분까지 박 전 대표와 연관짓는 것은 무리"라며 "이번 선거를 대선 전초전처럼 몰고가 판을 키운다면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당과 박 전 대표 모두 적지 않은 내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지원 시 구체적 직책을 맡을지에 대해선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고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정당정치 실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정당의 뒷받침 없이 책임 있는 정치 · 정책을 펴나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며 "비판받고 있다고 해서 정당정치가 필요 없다는 식으로 나아가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무소속 출마가 유력시되는 박원순 후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당이 '복지당론'을 결정한 데 대해 "당이 복지당론을 그렇게 결정한 것은 평가할 일이며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복지당론이 자신의 복지관과 비슷하다는 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선 "국민을 바라보고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라고 말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