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오너경영' 체제 강화한다

유경선 유진 회장, 공동대표로…동남아 등 해외진출 본격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사진)이 계열사인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오너경영체제를 강화한다.

유진그룹은 6일 하이마트 이사회를 열어 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는 유 회장과 선종구 회장의 공동 대표 체제로 새출발하게 됐다. 2007년 말 하이마트를 인수한 유진그룹은 그동안 선 회장 단독 경영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룹 관계자는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데다 하이마트가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인 시점이어서 오너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유 회장이 대표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하이마트의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마트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인도 등 동남아 지역에 직영점 설립을 추진 중이다. 1989년 5월 1호점(용산점)을 냈던 하이마트는 최근 파주 교하에 300번째 직영점을 열었다. 국내 전자제품 유통 시장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조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2020년 국내와 해외에서 각각 10조원을 벌어 매출 20조원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워둔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하이마트는 창업멤버인 선 회장이 사실상 독자 경영을 해왔다"며 "유 회장이 하이마트 경영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유진그룹은 2007년 말 네덜란드계 투자펀드인 코리아GE홀딩스로부터 1조9500억원에 하이마트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악재를 만난 데다 주력사업인 시멘트 및 레미콘 사업마져 불황에 빠져들어 한때 유동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지난 3년 동안 8300억원에 달하는 자산매각과 자본확충으로 2008년 말 310%이던 부채비율을 2010년 말 166%로 낮췄다. 5월엔 그룹의 어려운 숙제였던 채권단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도 졸업했다. 이에 따라 그룹 정상화에 올인했던 유 회장이 본격적으로 하이마트 경영에 간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