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동 한국감정원, 삼성생명이 샀다

2328억원에 낙찰
서울에서 옮겨가는 공공기관 가운데 알짜 매물로 꼽혀온 서울 삼성동 한국감정원 본사 건물과 부지가 삼성생명에 팔린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6일 본사 매각 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삼성생명을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7일 발표했다. 두 곳이 응찰한 이번 입찰에서 삼성생명은 매각 예정가 2233억2500만원의 104%인 2328억원을 써내 낙찰받았다. 인수 대상은 토지(1만988㎡)와 건물(연면적 1만9565㎡)이다. 한국감정원은 삼성생명과 이달 중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6월30일까지 매각 대금을 분납받아 소유권 이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삼성생명은 "한국감정원 인수 절차가 끝나면 건물을 헐어내고 업무 · 상업용 오피스 건물을 지어 장기 임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삼성생명이 한국감정원을 사실상 인수함에 따라 한전(부지 7만9342㎡) 서울의료원(부지 3만1000㎡) 등 인근 지역 땅을 한데 묶어 복합단지로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은 10조원을 들여 한전 서울의료원 한국감정원 등 공공기관 이전 예정용지와 일부 민간 토지 등 총 14만3535㎡를 복합단지로 개발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2009년 초 강남구청에 제출한 바 있다.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은 주변의 일부 토지를 사들여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려 했으나 부동산 시장 침체 여파 등으로 재원 확보가 어려워 매입을 포기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감정원 매입에 따라 복합개발 계획도 다시 힘을 받을 전망이다. 서울시는 코엑스 잠실운동장 등 인근 개발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개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